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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한내] 2008년 11월호(제3호) 함께 읽어요
『빅토르 하라』, 조안 하라, 차미례 역, 삼천리
너를 기억해, 아만다
마누엘이 일하고 있는 공장으로
비 온 거리를 넌 달려갔지
활짝 핀 미소에 머리는 비에 젖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아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이니까
그를, 그를, 그를

빅토르 하라의 <너를 기억해, 아만다>라는 노래의 가사이다. 어머니가 부르는 전통 노래를 들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빅토르 하라는 대학을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노래 부르는 사람이 된다. 미국의 매카시즘에 반대하며 라틴 전통음악에서 음악의 뿌리를 찾으려는 누에바 칸시온 운동의 기수 비올레타 파라를 만나 음악 운동에 뛰어든 하라는 가난한 사람들의 일터를 찾아다니며 그들의 삶을 노래로 만들어 불러준다. 피노체트가 아옌데 정권을 무너뜨리고 군사 정권을 세운 며칠 뒤 요주의 인물이 된 하라는 손목이 꺾인 채 살해를 당하고, 남편을 산티아고에 남겨 둔 채 아내 조안 하라는 칠레를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자신이 추는 춤이 더 이상 소통이 되지 못함을, 그리하여 이제 말하는 법을 배울 것을 다짐한다. 자신의 불행이 새 세대의 희망이 되리라 확신하며 그녀는 남편의 노래를 이야기로 이어나간다.
삶의 마지막까지 <벤세레모스>(우리 승리하리라)를 부르다 살해당한 빅토르 하라의 이야기인 이 책은 아내가 대신 쓴 자서전이며 혁명과 쿠데타라는 역사 속에 놓인 러브스토리이다. 또한 칠레 현대 정치사와 문화예술의 흐름을 기록한 역사책이자 증언 문학으로서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빅토르 하라는 파블로 네루다, 살바도르 아옌데와 함께, 사망한 지 35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칠레 민주화의 상징으로 전 세계 젊은이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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