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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하철노조 청년조합원 투쟁현장 답사 (101호)
첨부파일 -- 작성일 2017-06-22 조회 978
 

서울 투쟁과 역사의 현장을 찾아서

 

술자리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선배들에게 들었던 명동성당에 직접 와보니 느낌이 다르네요.”

후배들 덕에 함께 했는데 50년 서울 살았으면서 처음 본 서울인 것 같았어요.”

 

621. 서울지하철노조 청년조합원들과 함께 투쟁 현장인 명동성당, 정치와 권력의 공간이 남산을 돌아보았다. 애초 20명 정도로 기획을 했는데 두 배에 가까운 인원이 신청했고 청년들 사이사이 그들의 선배도 함께 했다.

집결지인 명동성당. 예상했던 대로 선배들이 명동성당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느라 바쁘다. 1999년 구조조정 저지투쟁 이후 방문할 일이 거의 없었을 테니 개보수한 모습이 세월을 느끼게 했을 것이다. 계단에 앉아 인사를 나누고 명동성당의 역사, 명동성당과 노동자, 지하철노조와 명동성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2002CMC노동자 투쟁 이후로 명동성당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찾아들던 예전의 그곳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 후로 이주노동자들이 농성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성당을 우러러보며 올라가도록 새롭게 만든 계단이 그 변화된 상황을 말해준다. 노동자들에게 안식처, 투쟁의 장이 되었던 명동성당 들머리대신 이제는 옷깃을 여미고 성스러운 곳을 향해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올 것을 강요받는 느낌이었다.

 

이야기로 듣던 선배들의 투쟁 공간 '명동성당' 그곳에 후배들이 가보다.

 

일제강점기 남산 조선신궁터로 가는 길도 384개의 계단이 있었다고 한다. 일본인의 신을 만나러가는 것만큼이나 괴롭고 짜증나는 햇살을 견디며 안중근기념관에 도착했다. 조선신궁터가 남산에 들어선 이유, 그곳에 이승만 동상이 선 이유, 그리고 식물원과 애국민족 선열의 동상, 어린이 교육을 위한 시설이 왜 그 자리에 있었는지 이야기 나눴다. ‘선배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이라 공감했고 후배들은 남산의 하나의 역사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공간이 가지는 정치적 의미는 도시의 다른 곳에도 응용해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밥 먹고 간 곳도 우러러 보며 올라가는 곳이다. “짧은 생을 영원한 조국에바친 이들의 기념탑. 건국청년운동기념비. 이 곳을 코스로 잡은 이유는 두 가지다. 촛불과 태극기로 현실에 들어난 대립의 시작이 어디인지 알아보자는 것, 그들이 세운 기념비를 뒤집어 보자는 것(물론 우리의 반성도 함께.) 저들이 쓴 비문을 읽으며 그 속에 담긴 시대적 배경, 정치적 의도를 이야기하고 돌아가는 길. 마침 <탄핵을 탄핵한다>(김평우 저, 조갑제닷컴 출판)는 책이 헌정되어 있는 모습은 역사는 현실임을 그대로 드러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코스는 안기부터와 기억의 터였다. 서울유스호스텔로 가는 벽에는 세계 인권선언이 새겨져 있는데 그곳이 어떤 곳인지 모르는 이들에게는 참으로 뜬금없는 것일 뿐이다. 물론 그 자리에서 검색을 해보면 알 수 있지만 말이다. ‘선배중 하나가 말하기를 지방에서 손님이 와서 여기 머문다고 해서 만나러 왔었는데.... 여기가 거긴 줄도 모르고.” 통감관저터 표지석을 세울 수는 있어도 안기부터 표지석을 세우지는 못하고 있다. 잘 돌아보면 딱 한 군데 이곳이 안기부 있던 곳이요 하는 표지가 있긴 하다. 정말 유심히 잘 찾아야 보인다.

2016년에 통감관저터에 기억의 터가 조성되었다. 기금모금에 함께한 이들의 명단을 한참 들어다보았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없네요.” “민주노총은 안 했네요.” 국회의원, 정치인, 한국노총이 함께 모금에 참여한 것 같다.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그 자리에서 일어난 일을 지켜봤을 두 그루의 은행나무 아래 기념사진을 찍고 답사를 마무리했다.

시원한 맥주가 한 잔 들어가니 표정이 풀리고 이야기도 할 수 있었다

날씨 빼고는 좋았어요. 의미 있었어요."

 

그래도 전지협 파업을 벌였던 1994년보다는 덜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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