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내를 기록하다 9 자료 수집과 정리 정경원(노동자역사 한내 사무처장) 한내는 노동운동자료실을 기반으로 역사를 재구성하고 대중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따라서 자료 수집은 한내의 기초 사업이었다. 자료 수집은 기증, 수집, 위탁 세 가지 경로로 이뤄졌다. 한내를 만들고 자료를 보관할 공간을 마련한 다음 먼저 한 일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자료를 기증받는 일이었다. 구석에 쌓여있던 자료들이 이사나 청소 때 제일 먼저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기에 한내가 그 자료를 수집한다는 것을 홍보, 기증받았다. 역사적 소임을 다하고 해산하는 단체들도 자료를 한내에 기증한다. 한내 창립 5년쯤 지난 다음부터는 따로 홍보하지 않았도 자료 기증을 문의하기 시작했다. 기증 시에는 자원봉사자가 작업해야 하므로 인력부족으로 자료 정리와 전산화를 당장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 중복 자료가 있다면 폐기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소유권과 폐기 권한을 한내가 가지게 된다. 중복 단행본의 경우 옛 책들을 모으는 서점이나 단체가 있어 그곳으로 보내기도 한다. 자료 수집은 역사 정리 과정 중 하나다. 수집을 통해 수장고에 보관되는 자료가 가장 많다고 보면 된다. 조직의 자료를 전산화하는 작업을 수행하기도 하고 노동조합의 역사나 투쟁사를 정리하면서 1차 자료를 모두 전산화한다.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철도노조, 서울지하철노조, 부산지하철노조, 건설노조 등 많은 조직의 자료가 전산화되었다. 역사정리를 하는 경우 이 기록물 중 선별하여 기초자료집을 묶어내기도 한다. 예를 들면 현대자동차노조 20년사 작업을 위해서 노조 소장 자료뿐 아니라 성공회대 민주자료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타 노동단체와 연구자 소장 자료를 일일이 찾아 복사하여 자료집을 30권으로 묶어냈다. 역사학자, 연구자들은 이 기초자료를 가장 소중하게 보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만든 기초자료집에는 외국의 대학 도서관이나 연구소들이 관심을 보였다. 안타까운 지점이다. (『전노협 백서』도 그렇다. 국내 도서관에 판매한 양과 미국, 네덜란드 등에 판매한 양이 비슷하다.) 세 번째 위탁. 현재 한내에 자료를 위탁하는 기관은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공공연구노조 등이다. 위탁은 실물 기록물 위탁과 전산 기록물 위탁이 있다. 최근에 생산되는 전산기록물은 한내웹을 이용해 기록물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수집된 자료는 분류하여 문서보관상자에 담아 모빌랙에 보관한다. 분류는 조직-주제(활동내역)-시기로 정리한다. 큰 틀에서 분류 원칙을 정하되 이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하나의 자료가 꼭 한 가지 성격만 가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료를 들고 여기 넣었다가 저기 넣었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그 경험이 쌓여 분류트리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자료를 정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를 아는 것이다. 그래서 노동운동사 학습과 해당 조직에 대한 학습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수만 건의 자료에 소중한 자료가 묻혀 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