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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와 건강⑪ 건강하게 사는 법
이승원(노동자역사 한내 사무처장)
지난 1년간 이 지면을 통해 인체의 구성, 병의 원인과 진단, 대처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사는지 정리해야 할 시간인 것 같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의술을 비롯한 동양의술의 기본은 조화다. 어느 장기나 특정 부위가 강하고 튼튼하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고, 상호 균형이 맞아야 건강하다고 하였다. 오장육부가 균형이 맞고 혈관과 신경이 막히지 않고 소통이 잘되면 이상이 없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인체를 구성하는 뼈와 뼈의 연결부위인 관절이 바르게 놓여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전통 의술은 침?뜸?안마?섭생이었다. 침은 너무들 잘 아시니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다. 침은 우리 몸의 신경에 분포된 혈자리에 전기적인 자극을 주어 치료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침은 철제로 만들어진다. 효과는 즉각 나타나지만 지속성이 떨어져 반복적인 시행이 필요하다.
뜸은 몸에 약한 화상을 입게 하여 화상을 입을 때 생성되는 히스톡신이라는 이종단백질이 면역력(저항력)을 증강시켜 주는 원리로 치료효과를 주는 것이다. 몸에 화상을 입힐 때 3년 말린 쑥을 사용하는 것은 쑥의 효능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3년 말린 쑥의 발화 온도를 쓰는 것이다. 사람의 몸에 적당한 화상(부작용이 없는)을 입히려고 보니 경험상 3년 말린 쑥이 최대 60도 정도의 온도가 나오는 것이다. 뜸은 몸에 직접 화상을 입혀야 효과가 있으므로 말린 쑥을 말아 몸에 대고 직접 태워야 되는 것이다. 용기 등에 넣고 하는 뜸은 그리 효과가 없다. 몸에 화상의 흔적이 작게 나야 이종단백질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뜸은 급한 병에는 잘 쓰지 않는다. 오랜 병을 다스릴 때 쓰는 방법인 것이다.
그래서 구당 김남수선생의 경우에는 침과 뜸을 같이 사용하신다. 상호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면역력 저하에 의한 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뜸자리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잡으면 본인과 가족의 협조로 아주 저렴하게 뜰 수 있는데, 의사가 아닌 사람이 가족이라도 본인 아닌 사람에게 해 주면 형사처벌 되는 한국의 의료법이니 권하기도 어렵다. 뜸은 자리만 알고 있다면 재정적으로도 부담이 없는 방법이다. 다만 쑥이 효능이 있거나, 간접구(용기 등을 써서 뜸을 뜨는 방법)방식이 큰 효과가 있는 것처럼 선전하며 고가의 상품으로 만들어 파는 제품에 현혹되지 말기를 바란다.
안마법은 몸으로 하는 건강법으로 의료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스님들이나 서민들에 의해 전래되었으며, 인체의 원리를 이해하고 바른 자세와 체조법을 익히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런 건강법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도 있다. 물론 차이는 있지만 근본적인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에는 ‘몸살림운동’이라는 시민운동으로 보급되고 있지만, 새로운 것의 보급이 아니라 과거의 것을 재생하고 발전시켜 내고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올바를 것이다. 쉽게 이해하려면 과거 부모, 할아버지 세대들이 자식과 손자들에게 ‘바로 앉으라’고 혼내고, 척추를 세울 것을 강조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을 많이 하시면 어깨를 두드리시고, 허리(정확히는 엉치뼈)를 밟아달라고 하시던 것, 체하면 등을 쓰다듬고 쳐서 내려주시던 모습이 바로 안마법의 일종이다. 그리고 그러한 방식을 선조들은 일상의 생활에 적응해서 살았던 것이다. 짐을 져도 양쪽에 균형 있게 분산시키는 지게를 지고, 봇짐도 어깨에 걸어서 하고, 어머니들이 아이도 등에 업고, 그 무거운 물동이도 머리에 얹어 옮기는 등 생활의 지혜가 바로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었다.
몸살림운동은 이러한 운동법을 체계화하여 기본운동과 몸살림팔법체조를 내놓고 있다. 말 그대로 체조이다. 거기에 약간의 교정법이 있어 인체의 기본이 되는 뼈의 틀어짐(실제로는 관절이 틀어진 것임)을 바로 잡아 주는 방법도 선보이고 있다. 어린 시절 접골원이나, 교정원 등에서 볼 수 있었던 방법들이 보급되고 있다. 자세한 운동법은 다음시간에 소개하겠다.
마지막으로 섭생의 방법인데 이는 식물과 우리가 먹는 음식을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드는 방법이다. ‘일침?이뜸?삼약’이라는 말이 있다. 급한 병에는 침을 쓰고, 그래도 안되거든 뜸을, 그것으로도 안되면 약을 써서 체질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이다. 사실 약으로 치면 서양의학이 더 많이 쓴다. 그리고 많이 쓰는 만큼 부작용도 크다. 왜 그럴까? 약은 많지만 다른 약들을 쓰기 때문이다. 서양의학의 약은 화학약품이다. 해당 질환에 효과가 있는 화학성분을 추출하고 만들어서 농축한 것을 상품화한다. 어떤 곳이 안좋아서 치료를 받다가 보면 치료제 때문 다른 곳이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최근에는 화학성분으로 제조된 약이 아니라는 뜻으로 생약제재란 용어를 쓰기도 한다. 부작용이 적기는 하지만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한의원에서 쓰는 약인 한약재는 약재를 말려서 그 약재가 가지고 있는 독성을 통해 병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한약을 복용하면 숙주, 무우, 돼지고기 등을 필수적으로 금한다. 한방에서 체질을 보거나 약재의 상극관계 때문에 금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위의 식품들이 해독에 탁월하기 때문이다. 한약을 먹었는데 해독을 시켜버리면 약을 먹으나마나 이기 때문인 것이다. 또한 한의가 우리의 전통적인 의술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지만 한의는 동양의술로서 우리와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중국의 의술인 것이다. 한의과대학에서 중국의 의서인 ‘본초강목’을 기본으로 배우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우리의 전통방식은 무엇인가? 그것은 청혈?해독을 기본으로 식물의 원액을 추출하여 복용하는 방식이다. 쉽게 이야기 하면 먹는 것이 곧 약이라는 것이다. 다만 특히 안 좋은 부분에 좋은 식물을 대량으로 중탕을 하여 즙을 내서 먹게 하는 방식이다. 부작용도 없고, 아주 과학적인 방식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식물의 뿌리, 줄기, 열매로 구분하여 처방하여 물을 넣지 않고, 중탕하여 식물의 액을 추출하여 먹는 방식이다. 의료법을 피하기 위해 건강보조식품으로 판매하는 방식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의료법의 모순 때문에 사이비 건강보조식품들이 양산되는 결과를 가져와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한다.
오늘은 전통적인 방식의 건강법에 대해 원리를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16가지 질병이 있었던 내가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도 위의 방법에 간단한 운동과 식이요법 정도이다. 다음 시간에는 안마법이 발전한 몸살림운동과 자연식물섭생법에 대해 소개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