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창간준비 제2호 (2008년 4월 29일)
■ 노래로 배우는 노동자 역사 : 파리꼼뮨과 인터내셔널가 1
온 천지가 초록의 생동감으로 옷을 갈아입은 오월입니다. 나뭇잎 사이로 비춰지는 오월의 햇살이 주는 눈부심만큼 지나온 노동자계급의 역사 속에 오월은 아픔과 또 다른 희망의 공동체를 보여주었던 빛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대륙의 서쪽 끝 파리에서 불어온 1871년 오월의 바램과 1980년 광주의 오월, 그리고 1886년 시카고의 헤이마켓 집회장에서 쓰러져간 노동자의 오월을 생각하며 메이데이 노래이며 전세계 노동자 노래인 <인터내셔널가>를 소개합니다.
인터내셔널가 (1871년 유진 포띠에르 글, 1878년 삐에르 드제베 작곡)
1절. 깨어라 노동자의 군대 굴레를 벗어 던져라 정의는 분화구의 불길처럼 힘차게 타온다
대지의 저주받은 땅에 새 세계를 펼칠 때 어떠한 낡은 쇠사슬도 우리를 막지 못해
들어라 최후 결전 투쟁의 외침을 민중이여 해방의 깃발 아래 서자
역사의 참된 주인 승리를 위하여 참자유 평등 그길로 힘차게 나가자
2절. 어떠한 높으신 양반 고귀한 이념도 허공에 매인 십자가도 우릴 구원 못하네
우리 것을 되찾는 것은 강철 같은 우리의 손 노예의 쇠사슬을 끊어 내고 해방으로 나가자
들어라 최후 결전 투쟁의 외침을 민중이여 해방의 깃발 아래 서자
역사의 참된 주인 승리를 위하여 참자유 평등 그길로 힘차게 나가자
3절. 억세고 못 박혀 굳은 두 손 우리의 무기다 나약한 노예의 근성 모두 쓸어 버리자
무너진 폐허의 땅에 평등의 꽃 피울 때 우리의 붉은 새 태양은 지평선에 떠 온다
들어라 최후 결전 투쟁의 외침을 민중이여 해방의 깃발 아래 서자
역사의 참된 주인 승리를 위하여 참자유 평등 그길로 힘차게 나가자
인터내셔널 깃발아래 전진 또 전진
이 노래는 1871년 5월 파리꼬뮨이 패배한 후 베르사이유 정부에 의해 수배생활을 하던 꼬뮨의원 유진 포띠에르가 남긴 글을 1878년 삐에르 드제베가 우연히 발견하고 곡을 붙인 것으로 이후 인터내셔널의 노래로 불렸으며, 오늘날에도 전세계 130여개국 노동자들의 입에서 불리는 단결의 노래이며, 노동해방 세상에 대한 진군의 노래입니다.
파리꼬뮨
부르조아지와 농민층의 지지로 1848년 프랑스 사회의 지도자로 등장한 나폴레옹3세(나폴레옹 1세의 조카)는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를 금지하고 폭압적으로 노동운동을 탄압하면서 20여 년간 독재 지배체제를 구축합니다. 나폴레옹 3세의 독재 치하에서 프랑스 자본주의는 크게 발전하여 자유무역체제가 확립되고 식민지 침탈전쟁의 중심에 섰지만 1870년 9월 보불전쟁에서 패배한 것을 계기로 무너지고, 독일군에 포위된 상황에서 채권자들과 지주들은 파리를 빠져 나갑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회는 그간 연기하였던 모든 부채와 임대료를 당장 지불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전쟁으로 포위된 파리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들은 그 명령의 피해자였습니다. 식량은 마침내 떨어져 말이나 개, 쥐의 고기도 식량이 되었고 1870년 12월 30일에는 동물원의 코끼리 두 마리가 사살되어 코끼리고기 1파운드가 40프랑에 팔려 나갈 만큼 처참한 상황에 처했는데 어찌 집세를 낼 수 있었겠습니까. 마침내 파리 시내 전선을 지키고 있던 박격포마저 퇴각하려하자 분노한 파리의 노동자계급은 1871년 3월 18일 베르사이유로 피신해 간 프랑스 정부에 전쟁을 선포했고, 정부군이 쥐새끼처럼 파리를 빠져나간 그 자리에 꼬뮨이 세워졌습니다. <계속>
<글: 최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