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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창문고-노동’ 시리즈
첨부파일 -- 작성일 2009-01-06 조회 870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작지만 큰 걸음
-‘삶창문고-노동’ 시리즈 『한국노동운동사』1~2, 『노동법』

엄기수(삶이 보이는 창)

1960~70년대 을유문고, 삼중당문고, 삼성문고, 춘추문고, 교양국사총서 등 수십 가지였던 문고판은 현재 책세상의 ‘책세상문고’, 살림출판사의 ‘살림지식총서’, 시공사의 ‘디스커버리 총서’, 현암사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시리즈 등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인문학의 위기와 출판계의 심각한 불황을 극복하고 돌파하려는 노력이다. 이중에서 책세상의 ‘책세상문고’는 100권을 넘어 우리 사회의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의미 있는 행보를 지속하고 있고, 최근에는 ‘비타 악티바(Vita Activa·행동하는 삶)’라는 이름의 개념사 시리즈를 펴냈다. 2009년까지 총 30권을 목표로 현대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핵심어들을 풀어내고 있는 이 시리즈는 현재 <인권>, <아나키즘>, <시민>, <계급>, <아방가르드> 5권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꾸준히 노동 문제와 소수자들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삶이 보이는 창’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 사회의 문제와 대안적 인문학을 보다 진보적인 시각으로, 그리고 대중성 있게 다가가고자 하는 진보적 출판사의 작지만 소중한 걸음걸이라 할 수 있다. 그 첫 시리즈로 발간되는 ‘삶창문고-노동’에 대한 설명은 자못 진지하다. “노동의 관점으로 세계의 다양한 문제들을 바라봄으로써 노동의 참된 가치를 되새기고, 억압과 지배의 언어가 아닌 자율과 창조의 언어, 소통과 연대의 언어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작은 걸음”이라고 밝힌 기획 의도에 맞도록 얼마나한 시간 동안, 그리고 얼마나한 현실 인식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갈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러나 ‘삶창문고-노동’이란 이름으로 처음 선보인 그 첫 발걸음은 충분히 주목해 볼 만하다.
 


 
피와 눈물 그리고 고난과 슬픔의 역사, ‘한국노동운동사’ 강의

‘삶창문고-노동’, 그 첫 번째로 출간된 『한국노동운동사』는 한일합방에서 1945년 해방 이전까지, 그리고 해방 이후에서 1987년 대파업까지 전2권으로 구성되었다. ‘삶창문고-노동’이라는 시리즈의 첫 장을 여는 『한국노동운동사』는 한국의 노동운동사를 강의 형태로 풀어냈으며 노동운동사를 다룬 여러 책들을 집대성하고 간추려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문고의 성격상 간단한 휴대와 비교적 단시간 내에 지식과 교양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파업』, 『경성트로이카』의 작가 안재성의 노동운동가로서의 삶과 다큐멘터리 소설을 써온 경험이 녹아나 있는 책이다.

세계의 모든 노동운동사가 그러하듯이, 한국의 노동운동사는 피와 눈물의 역사이다. 패배와 좌절, 고난과 슬픔의 역사이다. 그 험난한 돌밭에서 일궈낸 씨알들은 이듬해가 되면 대부분 말라죽고, 또다시 피땀 흘려 가꾸어 한 줌 씨알을 얻어나가는, 길고도 힘겨운 투쟁의 역사이다. 안재성의 『한국노동운동사』는 노동자와 일반 대중, 그리고 진보적 청년들에게 좋은 교재가 될 만하다. 실제로 저자는 「강의에 앞서」라는 여는 글을 통해 이 책이 “노동운동에 대한, 인간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양적 변화로부터 질적 변화로의 작은 시작이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하고 있다.

인권의 최저 기준인 ‘노동법’ 이야기

‘삶창문고-노동’의 세 번째 권인 『노동법』은 노동자와 사용자, 그리고 예비 노동자들 누구나 상식과 교양으로 알아야 할 노동법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 놓았다. 저자가 노동법에 대한 책을 쓴 이유는 간단하다. 노동법을 안다는 것은 그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상식을 아는 것이며 스스로 인권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운동 그리고 노동운동을 하며 25년을 살아왔고, 지금도 구로 공단에 위치한 ‘서울남부노동법률상담센터’에서 15년째 노동 상담을 하고 있는 저자는 다양한 경험과 사례를 통해 어떤 노동법 해설서보다 친근하고 쉽게 노동법에 대해 풀어놓았다. 특히 저자가 관심을 가지는 대상은 해고 노동자와 비정규 여성노동자 그리고 투쟁 중인 노동자들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억압받는 소수자들이다.

그래서 문재훈의 『노동법』은 단순히 노동법에 대한 해설서를 넘어, 현재 비정규 노동의 문제와 함께하는 노동운동가로서 그리고 오랜 세월동안 노동 상담을 해온 상담가로서 노동법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 도움을 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한국노동운동사』의 저자인 안재성은 엄혹했던 일제강점기와 1980년대까지 노동운동의 기초는 학습이었다고 평가하면서 학습 소모임을 강조한다. 해방 직후 수십만 노동자를 결속시킨 ‘전평’이나 1987년 대파업 이후 몇 해만에 ‘전노협’을 거쳐 ‘민주노총’을 일으켜 세운 동력이 바로 이런 소모임에서 사회과학 학습을 한 이들이라고 평가한다. 이 책은 이러한 새 출발을 위한 아주 작은 시작이었으면 한다. “노동운동에 대한, 인간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양적 변화로부터 질적 변화로의 작은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바람이 책을 통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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