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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6 대전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만난 노동자들
첨부파일 -- 작성일 2009-06-02 조회 744
 

5.16 대전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만난 노동자들

권두섭(노동자역사 한내 회원, 민주노총 법률원)

지난 5월 16일 대전에서 열린 노동자대회로 457명이 연행되었다. 그중 32명에 대하여 구속영장이 청구되었고 20명이 구속되었으며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법률원을 잠시 떠나 있는 객원변호사를 포함하여 6명의 법률원 변호사 동지들이 당일과 그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되는 접견을 했고 그렇게 해서도 몇몇의 노동자들은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워낙 많은 노동자들이 연행이 되다보니 경찰들도 우왕좌왕, 한 경찰서에 100명 가까이 모여 있으니 빠지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일 것이다. 일요일 밤에 잠시 서울로 올라왔다가, 다시 월요일 오후에 4명의 변호사가 내려갔다. 새벽 4시까지 영장이 청구된 32명의 노동자들을 접견하고 다시 대전본부 상황실로 돌아와 다음날 3시에 있을 영장실질심사를 준비하였다. 나는 공통 의견서와 자료를 준비하느라 서울에서 당일 아침에 대전에 합류하였다. 사무실에 들어가니 잠을 한숨도 못 잤는지 모두들 얼굴에 피곤이 묻어 있다. 3시에 시간을 맞추어서 개인별 의견서와 자료를 준비하고 복사하고.... 영장실질심사를 한 시간만도 7시간, 길고 긴 나흘이 그렇게 지나갔다. 다행히 버스에서 연행되었거나, 인도에서 연행되었거나 단지 전과가 많거나, 집행유예 기간이거나, 직책이 높아서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람들은 모두 영장이 기각되어 석방되었다.

버스타고 집에 가는데, 버스를 잡고 모두 경찰서로 연행해 갔으니, 그것도 황당한 일인데 숫자 맞추려고 영장까지 청구했으니, 얼마나 더 황당했을까. 구속된 조합원들은 모두 화물연대 조합원 18명, 건설노조 조합원 2명이다. 모두 평조합원들이었고 이전에 이런 경험이 없고 다들 2~3명의 아이들이 있었다. 어떤 조합원들은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 2명 이렇게 5명의 자녀를 둔 사람도 있었다. 판사가 나름 관심을 보이며 메모를 하길래 이 분은 석방될 거라 기대했는데, 결과는 아니었다. 상당수는 검거한 경찰관이 아닌 경찰관이 조작된 허위 진술로 만장 깃대를 들고 휘둘렀다는 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구속되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연행되다 보니, 체포한 경찰관 따로, 경찰서에 와서 진술하는 경찰관 따로 이런 사례가 많았다. 이 진실을 어떻게 밝혀낼 수 있을까. 검사가 밝혀줄까. 용산사건처럼 불리한 기록을 숨기고 사실을 조작하면 조작했지 그렇게 할 리가 만무한 일.... 걱정이다.

구속된 조합원들은 모두 구속은 처음이고 조합원이 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이제 구속이 되면 운 좋게 구속적부심에서 나오지 않는 한, 2~3개월은 갇힌 몸이 될 것이다. 이명박 정권 동안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이렇게 될 것인가. 구속된 노동자들의 학습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조직과 가족과 우리 같은 주변인들이 이렇게 매달려 있고 본인도 얼마나 고생일까. 유치장과 구치소가 투사를 길러내는 학교가 되어야 그나마 남는 장사(?) 아닐까... 한내에서 잘 해주시기 바란다.

변호사 입장에서 구속경험도 많고 구속되어도 가족들이 별 걱정을 하지 않는(?) 분들이 마음이 그래도 편하다. 그런데 평조합원에, 경험도 없으니 본인이나 가족들이나 얼마나 걱정이실까. 개개인의 어려운 사정들을 보니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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