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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의 기록
..... 이 자료가 일찍 눈에 띄었다면_정경원 (57호)
첨부파일 -- 작성일 2013-09-13 조회 1333
 

이 자료가 일찍 눈에 띄었다면


  정경원 (노동자역사 한내 자료실장)

자료를 정리하다가 칠성노트한 권을 발견하였다. ‘칠성노트자체가 40대 정도는 되어야 써본 적이 있는 공책이었다. 80년대 들어 슬슬 사라지기 시작해 급기야 알록달록한 공책에 자리를 내주었으니 자가 적힌 그림도 없는 공책을 보니 ! 옛것!’이라는 반가움이 앞선다.
그 공책에는 1970년대, 1980년대 초 노동운동 일지를 적고 주요 투쟁 사례가 손글씨로 기록되어 있었다. 이 공책을 한내에 기증한 신인령 교수님이 논문을 쓸 때 기초 조사 내용을 기록해 놓으신 것 같다. 오늘 이 공책을 들여다보면서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그 하나는 어떤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소중한 자료이니 소홀히 하지 말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비록 한 줄짜리 기록이지만 과거를 찾아가는 단서가 될 수 있으니 기록을 열심히 하자는 점에서다.


O 197033일부터 간호원 파업 : 부산진 보건소 간호원 김*자가 69년 말 검찰에 의해 구속 기소되고 3월에 금고 16월의 구형을 받은 데 자극, 전국 간호원협회 회원 6000여 명이 일제히 파업에 들어감으로써 간호원 처우개선을 위한 쟁의는 시작되었다. 이를 시발점으로 서울에서는 서울대학부속병원 간호원 190여 명, 우석대부속병원 130, 메디칼센터에서 230여 명의 간호원들과 전국 주요 병원 간호원들은 3일 오전 10시부터 6일 오후까지 주사행위를 거부하는 파업에 들어갔다. 한편 9월에 들어서 서울대부속병원 및 메디칼센터 간호원 360여 명은 다시 처우개선을 내걸고 집단사표를 제출, 파업에 들어갔는데 이들은 본봉 인상, 수당과 식사보조비 인상, 휴일 근무수당을 따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25~26일 파업. 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정상근무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 간호과장의 보복인사에 대항하여 103일 재차 파업에 들어갔다. 결국 보사부가 간호원들의 처우개선을 약속함으로써 87시간만에 정상화되었다.

이 자료는 정말 아쉽다. 좀 더 일찍 이 노트를 펴봤다면 서울대병원노동조합 20년사를 서술할 때 사실을 복원하여 정리했을 텐데. 자료가 없어서 이 시기 간호사들의 투쟁을 정리하지 못했고 1980년대 들어서부터 기록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은 없었지만, 간호사들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O 1970.5.26. 철도노조원 33,153명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쟁의
철도노조에서는 이 사건을 어떻게 기록하고 있을까? 찾아보니, 서선원 위원장이 1993.8.24 철노운동약사“19705월 임금인상쟁의 제기를 끝으로 철도노조는 집행부 주도의 쟁의를 현재에 이르기까지 찾아볼 수가 없다.”고 기록되어 있다. 아마 집행부 주도 대중투쟁은 이게 마지막이었나보다. 민주노조 깃발이 서기 전에는. 그 침묵을 깬 것이 1988년 기관사들의 파업이었나보다.


신문 기사나 한국노총 자료 등에서 정리해 놓은 일지였을 것 같다. 비록 일지였지만 그것을 문으로 삼아 자료를 뒤지고 관련자를 찾아 구술받고 그러면서 사료가 모이고 역사가 재구성되는 것 아니겠는가. 요즘 노동조합 사정을 돌아보면, 매해 사업을 정리해 발간하던 활동보고서가 발간되지 않고 발간된다 하여도 그 안에 활동 기록이 적혀있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홈페이지에 다 있다? 정말 그런가? 누구에게나 있겠지 싶은 자료들이 더 보존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O 1971.1.30. 노동자 최초 정치단체 영등포 정치활동위원회결성

이러한 기록에 대해서는 그 근거를 찾아 확인해 본다면 노동운동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질 것이다.

신문 기사나 한국노총 자료 등에서 정리해 놓은 일지였을 것 같다. 비록 일지였지만 그것을 문으로 삼아 자료를 뒤지고 관련자를 찾아 구술받고 그러면서 사료가 모이고 역사가 재구성되는 것 아니겠는가.

요즘 노동조합 사정을 돌아보면, 매해 사업을 정리해 발간하던 활동보고서가 발간되지 않고 발간된다 하여도 그 안에 활동 기록이 적혀있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홈페이지에 다 있다? 정말 그런가? 누구에게나 있겠지 싶은 자료들이 더 보존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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