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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이야기 <화씨451>
첨부파일 -- 작성일 2010-07-28 조회 1007
 

화씨 451

이성철(노동자역사 한내 회원)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첫 컬러영화라고 하네요(1966년). SF작가인 레이 브래드배리(Ray Bradbury)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것입니다. 화씨 451은 '책이 불타기 시작하는 온도'라고 합니다(사실인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은 이 영화의 제목에 대한 일종의 오마쥬입니다. 무어에 따르면 화씨 911은 '자유가 불타는 온도' 또는 '지성이 불타는 온도'라고 하는군요.

 이 영화의 주제는 금서에 관한 것입니다. 미래의 어느 때, 모든 사람들의 책 읽기는 엄격히 금지됩니다. 책을 읽거나 숨겨둘 경우, 모두 압수당하여 보는 앞에서 태워지게 됩니다. 소지자는 감옥행...(미래판 분서갱유이지요). 우리나라의 70-80년대를 생각한다면 전혀 공상적인 영화가 아닙니다. 그래서 원작자인 브래드배리는 가장뛰어난 '사회과학적 SF'를 쓰는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참고로 우파 SF 작가 중 가장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는 <스타쉽 트루퍼스>를 쓴 로버트 하인라인 입니다. 기독교 복음주의, 전체주의적 사회관, 우파의 유일성 등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2008년의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3>에서 이를 전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남자 주인공(몬탁)으로는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줄 앤 짐>의 오스카 워너, 1인 2역의 여주인공은 <어웨이 프롬 허>의 줄리 크리스티가 등장합니다. 크리스티는 몬탁의 아내(린다)와 옆집 여인(클라리스)등 1인 2역을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줄거리를 잠깐 소개하면....

 몬탁은 곧 승진을 앞둔 소방관(fireman)입니다. 그러나 소방관의 역할은 불을 끄는 것이 아니라, 금서를 색출하여 모조리 태우는 것이 주된 업무입니다(일종의 화염방사기로 태웁니다. 여기서는 '스파클'이라 부르네요). 아니 임무라고 해야겠네요. 책은 읽을 수 없지만, 글자가 한 자도 들어가지 않은 그림책(만화책)과 TV 등은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TV에 방영되는 프로그램들은모두 '빅 브라더'스러운 것들입니다. 심지어 쌍방향 프로그램 역시 그렇습니다(조지 오웰의 <1984>가 자연스레 연상될 정도입니다). 영화 속에서 태워지는 책들 중에는 한국어로 된 책도 있습니다. 태워지고 있는 책들의 제목만 살펴보는 것도 여러 의미가 있습니다. 틈 나실 때 리와인드, 포워드, 포즈 등등을 해가시면서 살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보는 것뿐만 아니라 읽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몬탁은 금서들(사실상 딱히 금서랄게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책이 금서니까요)의 분서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나, 어느 날 클라리스를 만나면서 이 일에 회의를 느끼고, 임무수행 중 몰래 책들을 숨겨와서 읽곤 합니다. 이 일로 결국 자신은 쫓기게 됩니다. 그러나 클라리스가 일러준 '북 피플' 마을을 찾아가게 되는 몬탁은, 이들이 '굿 피플'임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이 마을 사람들 역시 거의 책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도 찾지 못하도록 책의 내용을 모두 외어 머리 속에 담아두기 때문입니다. 몬탁 역시 열심히 읽고 외우게 됩니다(참고로 몬탁이 들고 있던 책은, 에드가 앨런 포우의 'Tales of Mystery and Imagination' 입니다. 어쩌면 책의 중요성을 암시하는 이 영화의 작은 주제인 지 모르겠습니다). 북 피플 중에는 원작자인 브래드배리도 있습니다(소년으로 나옴). 그러나 원작소설이 영화보다 더 낫다는 평이 많네요. 그래도 일견의 기회가 날 때, 함 둘러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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