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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1년 청주 적우연맹사건과 군시제사공장 노동자 파업_김미화
첨부파일 -- 작성일 2021-11-15 조회 283
 

1931년 청주 적우(赤友)연맹사건과 

군시(郡是)제사공장 노동자 파업

 

김미화(노동자역사 한내 회원)

 

193194일 금요일 아침 청주공립농업학교 일본인 교장의 훈화가 끝나기가 무섭게 3학년 류장렬은 단상을 점거하고 붉은 기를 휘두르며 제국주의 타도하자!” “무산대중이여 단결하라!” 구호를 외치고 공산주의 사상을 선전하는 연설을 하기 시작했다. 이때 2~3학년 학생 80여 명이 곤봉과 함마를 들고 학생들 사이를 오가며 격문을 뿌렸다. 학생들은 선동이 끝나자 교문 밖으로 나가 학교 옆 무심천을 지나 거리를 행진했다. 긴급 출동한 일제 경찰들이 시위대를 공격하면서 주모자급 학생 7명과 노동자 등 45명이 체포됐다. 시위가 발생하자마자 학교 당국은 2학년, 3학년 수업을 즉각 중지시키고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으며 1학년과 4, 5학년만 수업을 이어갔다.

 


청주농업학교 격문사건 보도기사(동아일보 1931.9.5.) 

 

이날 새벽 청주 시내 곳곳과 집집에 수천 장의 격문이 뿌려지고 전신주에도 격문이 붙었다. “제국주의 타도!” “무산자대중 단결!” 내용의 격문이었다. 새벽 1~2시경 조직적으로 교묘히 시내 구석구석 격문이 뿌려진 것은 드문 일이었다. 청주경찰서는 충청북도 경찰부와 연합하여 보이는 대로 격문을 압수했고 대략 이삼백 장 정도라 했는데 살포된 범위를 보면 대략 10,000장 정도로 당시 언론은 밝혔다. 그리고 격문을 인쇄한 곳은 청주농업학교 기숙사로 류장렬 외 여러 학생이 인쇄하여 청주뿐 아니라 광주, 평양, 전주, 대구 등 중등학교 7개교에 격문을 발송했고 그 주모자는 신형식이라고 밝혔다.

 

이날 농업학교에서 시작된 시위는 비밀결사 조직인 적우연맹이 국제청년기념일(9월 첫째 일요일)을 앞두고 농업학교를 중심으로 기획한 반제국주의 격문 살포와 학생 시위였다. 체포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농업학교 학생, 청주고등보통학교 학생, 시내 빵집 주인, 잡화상, 상당유치원 보모 등으로 이들은 대부분 학생과 노동자의 비밀조직원이었다. 이 시위를 빌미로 일제는 청주 시내는 물론 괴산군과 보은군 등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검거 선풍을 일으켰다.

 

이 시위 직후인 97일 오후 8시경에는 청주 군시제사공장 여성노동자 300명이 노동조건 개선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군시제사공장은 청주 농업학교와는 불과 몇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학생들의 시위와 반제 격문으로 청주 시내가 뒤숭숭한 상황인데 노동자들까지 파업에 돌입하여 당시 청주 시내는 투쟁의 현장이었다.

 

학생, 노동자들이 대대적인 투쟁과 파업을 전개했는데 당시 언론에 보도된 몇 줄 기사로 그들의 자세한 활동을 알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시위와 파업과 격문의 내용에는 일본 제국주의를 타도하고 노동자 대중이 단결하여 사회주의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었다.


 

일제 식민지 시기 청주 시내 학교, 공장, 기타 공공기관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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