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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의 기록
..... 코리아타코마조선노조의 문화교양지 [노동자의 글]_정경원 (97호)
첨부파일 -- 작성일 2017-02-15 조회 1120
 

코리아타코마조선노조의 문화교양지 [노동자의 글]

 

정경원(노동자역사 한내 자료실장)

 

올해는 1987년 노동자대투쟁 30주년이다. ‘노동자는 노동자대투쟁으로 한국 사회에 등장했다. 노동자는 자신의 이름을 되찾은 것뿐 아니라 노동자의 노래, 노동자의 글을 갖기 시작했다. ‘노동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노동자들은 자신의 처지를 글과 노래로 표현했다. 일터와 집을 오가며 생활하던 이들에게 문화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노동조합 사무실은 기타 하나 놓고 노래하는 공간이 되었다. 독서문학회, 글쓰기 모임이 만들어지면서 소녀 소년의 감성이 현실로 소환되었다. 투쟁 경험이 쌓이면서 그 내용은 글에 녹아들었다. , 수필, 투쟁 참가기 등이 발표되었다.

노보는 노동조합이 앞장서서 이러한 노동자의 문화를 모아내는 매개였다. 코리아타코마조선노조는 [노동자의 글]이라는 노동문화 전문교양지를 발행했다.

발간의 글에서는 이 책 속의 내용들이 전문가(문학가들)들의 틀에 박힌 글의 구상이나 고상한 단어들이 집합한 화이트칼라식의 경직된 글들이 아니라 몸소 체험하고 부대끼면서 산 역사를 만든 것이라 자부하며 주로 노동조합의 일상활동, 역사, 사건 권력층 앞에서의 복종(무조건적인), 탄압 등등 그리고 이런 모든 악의 요소들을 깨부술 수 있는 방법 투쟁사례, 대처방안, 미래의 노동조합이 가야할 진로 등 이런 유형의 글들을 싣고자 한다고 밝혔다.

1989년 초에 발간된 이 책에는 노조 결성 1년의 성과를 두 개의 특집으로 모으는 글을 실었다. 하나는 올바른 노동문화를 위하여라는 파트 아래 노동운동이란, 한국의 노동운동사, 한국 사회 및 경제에 대한 이해, 노동자의 문화와 예술에 관한 글을 실었다. 두 번째는 특집은 우리 노동조합의 현상적 자리매김이라는 주제로 88년 노동법 개정투쟁 평가와 노동조합의 방향, 이흥석 의장 석방 투쟁일지, 현장안전 위험수위에 대한 글을 실었다. 그렇게 노동조합의 사업과 투쟁에 관한 글을 배치하고 다음으로 초대시 몇 편, 만화 모음, 전국 단위노조 부당노동행위 사례 모음, 지역노동운동단체 현실과 실체, 마창지역 노동자 교육단체 등을 실어 구성했다.


노동자 문화 교양지라기보다는 노동조합 소식을 담아놓은 교육선전물 같다. 왜 이런 글을 모아 노동문화 전문교양지라 명했을까. 노동자 문화를 이야기하면서 환상의 세계에 몰두하지 말자, 예술, 문화는 우리 일상 속에 있다.”는 것,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를 보지 못한다면 진정한 문화가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게 아닐까.

책에 실린 글 중 노동자의 문화와 예술의 한 부분을 인용해 보면 의도를 알 수 있다.

 

문화는 영어로 Culture. 그 뜻이 생산하다’, ‘재배하다’, ‘양육하다’, ‘기르다에서 나온 것으로 문화와 노동이 관계를 알 수 있다. ..... 까마득한 옛날, 함께 일하는 게 쉽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 아라챠챠, 영차 영차 호흡을 맞추기 위한 언어들이 사용되었다. 이것이 발전되어 복잡해지고 세련되어져 노래가 되었다고 한다. 호랑이를 잡으면서 질렀던 함성, 그리고 모닥불을 피워놓고 고기를 뜯으며 낮에 했던 무용담을 손짓 발짓으로 표현한 것이 이 또한 발전하여 오늘날의 발레가 되었다는 것이다.

생산성 발전 후 잉여가 발생하면서 이를 관리하는 이들이 생기게 되고 힘을 갖게 되면서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나뉘게 되면서 변화가 생긴다. 지배자는 지배를 쉽고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유희나 재주에 재질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 그것을 하게 되었고 이 사람들은 그것을 직업으로 삼게 되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재주는 많이 발전하였지만 지배자에게 고용되어 있는 사람이기에 지배자의 생활과 습관에 맞는 재주를 개발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드디어 이러한 재주꾼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특이한 세계를 갖게 되었고 이것이 오늘날의 문화예술 세계이며, 이 세계는 원래의 문화예술 세계와는 달리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형식을 넘어선 참 글은 노동자 주변 현실을 드러내는 것이어야 하고, 그것이 바로 노동문화라고 개념정리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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