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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와 건강]
스스로 몸을 알고 대처해야 한다.
이승원(노동자역사 한내 사무처장)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는 사람들의 큰 고민은 먹고 사는 문제와 함께 건강의 문제이다. 자녀 교육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건강은 목숨과 관계되는 것이기에 모두 신경을 쓴다. 젊을 때 건강을 안 돌보고 무리해서 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건강에 대해 믿는 구석이 있거나 자신감에서 생기는 것이지 나이 들고 몸에 고장이 나기 시작하면 그것이 얼마나 미련한 짓이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사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건강을 잃었다고 자포자기해야 할 필요는 없다. 나에게 건강한 삶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제대로 방법을 찾으면 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20-40대에 웬만한 병은 다 앓아 보았다. 양약도 많이 먹어 보았고, 병원 신세도 많이 졌었다. 최근에는 감기약부터 진통제, 치료약에서 거의 해방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 중의 하나이다. 몸살림운동과 우리나라 전통 의술에 대한 귀동냥으로 우리 몸을 제대로 알고 병의 원인과 대처법을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직접 체험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깊은 지식은 아니지만 제가 알고 있는 건강하게 사는 법을 한내 회원 분들에게 이 지면을 통해 알려드리고자 한다.
우리는 아프면 병원을 간다. 내가 아픈데 전문가라는 남에게 내 몸을 맡긴다. 사람에게 맡기는 것도 아니고 첨단 의료 장비의 검사 결과에 따라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꾀병 환자가 되기도 하고 하루아침에 중환자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검진 결과 수치도 결국 통계 치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상체중의 범위도 질병이 적고 사망률이 낮은 사람들의 키와 체중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지, 절대적 수치는 아닌 것이다. 최근에는 동양 사람은 현재 기준의 과체중이 정상체중이라는 논문이 발표되어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하다. 물론 건강한 사람들의 통계에 맞으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수치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원인 규명도 없이 그 수치부터 낮추는 서양 의학이 과연 최선의 방법인가는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서양의술을 대증요법이라고 한다. 증상에 대처하여 약을 처방하고 수술을 하는 방식이다. 인체를 종합적으로 보기 보다는 국소적이고 부분적으로 본다. 그래서 병원에 가면 진료과가 복잡하고 세분화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 인체는 하나이고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체를 조각을 내어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조각을 낸 순간 이미 그 인체는 살아있는 생명이 아닌 것이다. 병은 조각을 내어 파악하면서 약은 같은 것을 쓴다. 두통, 치통, 생리통의 원인이 다른데 약은 같다. 다 진통제를 처방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통증의 원인은 제거되지 않거나, 저절로 낳은 것이지 약을 먹고 난 것은 아니다. 진통제나 당뇨, 고혈압 등에 쓰는 증상 완화제는 다른 부작용을 낳아 수십 알의 약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남에게 자신의 몸을 의탁하는 삶을 바꾸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의 몸을 알고 병의 원인을 알아야 해결책이 보인다. 자기 몸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앞으로 몇 회가 될지 모르겠으나 우리 몸의 원리, 병원 원인, 대처 방법, 질병 예방법, 올바른 체조, 건강한 식습관 등의 순서로 설명해 보겠다. 여기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회원들이 가지고 계신 의학 지식과 많이 다를 수 있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몸의 원리라는 근본적인 의문에서 생각하고 토론해 보자.
건강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며 한 가지 오해와 편견은 버렸으면 한다. 운동을 많이 하면 건강하다는 생각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 -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지나친 운동은 건강을 해치고, 죽도록 하면 죽을 수도 있다. 나중에 자세히 이야기 할 것이지만 현대의 노동은 건강의 적이다. 노동시간단축도 일자리를 나누는 문제 뿐 아니라, 건강을 위해 실제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 한국사회 노동자들에게 가장 절실한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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