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만들기 : 기획안 짜기
정경원(노동자역사 한내 자료실장)
기획은 체계적인 작업을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기획안은 백서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변화를 겪을 수 있다.
기획안을 짜기 위해서는 백서를 읽는 대상을 먼저 결정하고 효과적인 전달을 위한 형식을 정해야 한다. 목표, 방향성, 대상, 형식 등은 앞에서 이미 정리했다. 여기서는 실무를 위하여 구성방식, 서술내용과 방식, 본문과 자료편 구성, 작업일정 등 기획안에 들어가는 구체적인 것들을 검토한다.
책 구성
일반적으로 1부는 서술방식으로 하여 역사를 정리하고, 2부는 자료집으로 구성하는 것이 무난하다. 사진을 화보집으로 따로 할 것인가, 문장 사이에 간간이 배치할 것인가를 정한다. 물론 두 가지를 혼용해도 된다.
분량은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오랜 역사를 가진 조직이라면 여러 권으로 할 수도 있다. 어쨌든 전시용이 아니라면 한 권이 400쪽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평가는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인가도 대략 정하고 일을 시작해야 한다. 조직의 공식적인 평가를 최대한 진행해서 싣거나 서술기조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백서를 통해 조직이나 투쟁 평가를 완벽하게 하거나 신랄하게 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평가하기 예민한 점이나 통일된 견해를 모으기 어려운 점 등은 대립되는 견해를 나타내는 자료를 그대로 실어주거나 좌담회를 열어 논의 내용을 그래도 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객관적인 1차 자료를 최대한 남김으로써 평가는 일정 시간이 흐른 후 자유롭게 하도록 해야 한다.
서술 내용과 서술방식
서술내용은 조직사, 투쟁사, 문화사를 모두 포괄하는 것이 좋다.
서술방식은 연월에 따라 서술하는 방식(편년체)과 일정사건이나 상황을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하는 방법(기사본말체)이 있는데 보통 두 가지 방식을 혼합하여 쓰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연도별(시간별)로 나누되 일정한 사건이나 상황을 잡아 서술하는 것이다.
조합원의 언어, 조합원의 정서를 잘 표현하는 글쓰기는 늘 강조되어야 한다.
본문 구상
본문을 시간 흐름에 따라 나눌 때는 전사, 연혁별 구성, 전망의 구성이 무난하다. 예를 들면 전사에서는 노조 민주화 전이나 노조 결성 전의 역사를 서술해 노조결성의 계기를 설명하고, 다음에는 연혁에 따라 조직활동, 투쟁 등을 배치해서 서술한다. 여기서 사건이나 상황에 따른 구성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는 평가와 전망을 서술한다. 투쟁백서 같은 경우 드라마틱한 사건을 앞에 배치하여 관심을 집중하는 방식도 활용할 수 있다.
전국조직의 경우 중앙 결정에 따라 집행되는 것은 각 부분에서 지역 동향을 실어주고, 각 사업 중 지역의 특이한 사업을 해당 제목 하에 배치한다.
부록 구상
부록에는 연표, 약칭 약어, 색인 등을 넣을 수 있다. 투쟁백서 같은 경우 주요 선전물들을 넣는 것도 1차 자료를 통해 흐름을 보여주는 데 효과적이다. 조직 변천 사항, 조합원 명단도 넣어준다. 특히 노동자역사 한내에서는 조합원 명단 넣기를 강조하는데 조직의 역사 속에 자신이 주체로 있었음을 활자로 남기는 데 의의가 있다. 책을 받아보면 다들 자기 이름부터 찾아보며 흐뭇해 할 것이다.
부록은 아니지만 그 외 발간사, 목차, 편찬후기 등도 틀을 잡아 놓는다.
예산 짜기
예산을 짜기 위해 논의해서 결정할 사항은 판형, 활자, 쪽수, 사진분량, 발행부수 등이다. 판형은 보관, 이동 등에 대해 고려하며 결정하고 발행부수는 무가 배포, 유가 판매 등을 조직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한다. 결정사항을 기획사나 출판사에 알려 가견적을 받아 예산에 반영하면 될 것이다.
작업일정
? 작업항목을 모두 나열하고 작업 시간을 적절히 배분한다.
? 본문, 연표, 자료편으로 나누어 기획단계 다음부터는 각각의 작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 자료수집, 구술채록(취재), 설문 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가장 길 것이다. 최근 자료라 파일로 보관되어 있는 것은 모두 수집해 서술 시간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 본문 : 방침설정 → 자료찾기 → 가연표작성 → 가목차 작성 → 자료, 취재, 설문 → 세목차 잡기 → 자료 분석 → 1차 집필→ 1차 원고검토 → 2차 집필→ 2차 원고 검토→ 원고 수정 및 교열→ 편집 및 디자인 → 교정 → 조판 → 교정 → 인쇄 및 제본
? 연표 : 구성안 작성 → 연표 수정 → 본문 및 자료편과 대조 확인 → 교열 정리
? 자료편 : 구성안 작성→ 자료 보완 → 원고 작성 → 본문 및 연표와 대비 → 조합 및 정리
? 화보 : 구성안 작성→ 사진 수집 → 캡션
다음 호에는 백서를 만들기 위해 사전에 할 일들, 즉 자료집 제작, 연표 제작 등에 대해 정리해 보겠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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