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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를 알고 싶어요"_소요(104호)
첨부파일 -- 작성일 2017-11-21 조회 940
 

이유를 알고 싶어요

: 동수 아빠 정성욱 님 인터뷰

 

소요(노동자역사 한낸 회원)

 

 

 

 

 단 하나에요. 이유를 알고 싶어요.”

2017323일 세월호가 처음으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2014416일 세월호가 침몰한 지 1073일 만의 일이었다. 인양작업을 참관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아 참사 지역 근처인 동거차도에서 움막을 짓고 인양과정을 감시해왔던 유가족들은 뭍으로 떠오른 배 앞에 주저앉았다. 정성욱 씨는 세월호가 떠오르던 날 종일 목놓아 울었다. 온통 녹이 슨 세월호 주변으로 물안개가 가득했다.

참사가 발생하고 1년이 지나서야 인양작업은 시작되었지만 모든 과정은 유족들을 배제한 채 밀실에서 이루어졌다. 결과적으로 2년이 넘게 지연되었던 인양작업은, 세월호를 둘러싼 진실이 왜곡되고 은폐되는 과정인 동시에 유가족들을 세월호 조사작업에서 철저히 배제해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3년이 넘은 오늘에도 매일같이 목포신항을 지키고 있는 정성욱 씨는 여전히 이해가 안 가는 일 투성이라고 말했다.

 

정권이 바뀌었어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요.”

 

세월호 참사 이후 숱하게 정부 관료들을 만나왔던 정성욱 씨는 이제 더 그들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세월호 인양을 1년이 넘도록 지연해왔던 해수부의 실무자들이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그들 중 누구하나 책임을 지는 사람 또한 없었다. 그들은 위험하다는 단한가지 이유로 유족들을 계속해서 세월호 바깥으로 몰아내 온 당사자들이었다. 세월호는 정부, 국회, 언론이 맺고 있는 삼각지역에서 다시 한 번 침몰해왔던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유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담화의 시간을 갖기도 했지만, 이는 세월호에 대한 현 정부의 정치적 스탠스를 드러내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는 못했다. 그 결과는 미수습자 수색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유족들의 눈물에서 드러났다. 더욱 참혹한 일은 미수습자 가족들의 수색포기 5일 뒤인, 22일에 해수부가 미수습자들의 수색 의지를 꺾기 위해 유해발견 소식을 은폐한 일이 밝혀지면서 세월호에 대한 관료들의 태도가 어떤 것인지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

 

그래도 사람들의 의식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정성욱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로 시민의식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가만히 있으라는 참혹한 구호가 노동자·시민들의 불복종운동을 상징하는 주요한 키워드가 된 것이다. 세월호 이후로 자신들을 세월호 세대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이는 하나의 세월호 운동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를 비롯한 학생·예술가·종교인 등은 각자의 자리에서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활동들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었다. 인터뷰가 끝난 후 정성욱 씨는 미수습자들이 떠난 목포신항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진실이 알고 싶다는 생각 한 가지라고 했다. 사랑하는 아들이 보고싶다는 생각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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