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협 지원공동대책위원회 결성과 활동

시기 : 1990년 1월 16일

1989년 11월 26일 민중대회를 계기로 여러 민중운동 단체들은 민중연대 전선 확보를 위한 투쟁의 한 발판을 전노협 건설 지원투쟁으로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노태우 정권의 무자비한 폭력이 전국회의 산하 지역조직, 이후 전노협의 핵심 골간 조직이 될 지노협을 휩쓸고 있었고, 이러한 탄압을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1987년 노동자대투쟁을 통해 성장하기 시작한 민주노조운동은 다시 무너질 위험에 처해있었다. 특히 전노협 건설과 상반기 임금인상 투쟁을 겨냥한 이데올로기 공세도 거세져 ‘경제위기론’과 ‘반공이데올로기’가 노동자들을 옥죄어 오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전국회의는 전노협 창립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전국노운협으로 대표되는 노동운동단체, 전민련으로 대표되는 전국민족민주단체, 전농연과 전빈련을 중심으로 하는 민중운동단체, 민교협을 비롯한 시민운동단체와 학생운동진영은 ‘전노협 건설 지원투쟁’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하여 민중연대 투쟁의 전선을 확고하게 구축하기로 하고, 전노협 지원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전노협 지원 공동대책위원회(전노협지원공대위)’는 11․26 민중대회 이후 그 결성을 위한 논의를 해오다 12월 17일 전노협 창립준비위원회가 발족하자 이를 계기로 표면화되기 시작한다. 특히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는 주도적으로 전노협 지원 공대위의 산파 역할을 담당했다.

1990년 1월 16일 오전 11시, 민교협 사무실에서 ‘전노협 지원 공대위 대표자회의’가 열렸고, 오후 1시 약 30여 개 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발족식이 개최됐다. 전노협 지원 공대위에 참여한 단체(개인)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전국농민운동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민족자주통일불교운동협의회, 자주민주통일국민회의, 한국기독교사회운동협의회, 천주교사회운동협의회,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서울민족민주운동협의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전국청년단체대표자협의회, 전국농민협회,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전국빈민연합,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민족문학작가회의, 진보적 대중정당 건설을 위한 준비모임, 민족미술협의회, 노동과 건강 연구회, 전국대학원생대표자협의회, 박종철기념사업회, 학술단체협의회, 공해추방운동연합, 서울노동자문화예술단체협의회, 노동자문화예술운동연합, 범민족평화문화협의회, 한국출판문화운동협의회, 국회의원 이철, 이해찬, 이상수, 노무현 등이다.

체계와 활동

전노협지원공대위는 참가조직의 대표로 구성된 대표자회의와 민교협, 전민련, 여성단체, 기독교 쪽에서 각 1인씩의 대표를 공동의장으로 선임하고, 대표자회의 산하에 집행위원회를 두었으며, 집행위원장은 전국노운협과 전교조 중에서 맡기로 내정되었다. 그밖에 집행위원회 산하에는 총무, 기획, 홍보, 선전 담당자를 두어 일상적 지원체제를 구축했다.

전노협 지원 공대위의 전노협 지원활동은 비록 짧은 기간이긴 했지만 전노협 건설까지 전노협 건설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사업에 주력했다. 1990년 1월 10일, 회원용 소책자를 발간해 전노협 건설의 정당성을 밝혔고, 1월 15일에는 공개적인 간담회를 개최해 전노협의 활동방향에 대한 문제들을 환기시켰다. 1월 15일 오후 2시 성문밖교회에서 개최된 이날 간담회는 전노협지원공대위가 각계각층과 가진 전노협 건설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설명 및 간담의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어 전노협 건설을 앞두고 각계각층의 지지서명운동을 1월 17일부터 1월 20일까지 전개했으며, 이 과정에서 전노협지원공대위 소속 단체인 민교협은 학단협의 후원을 받아 ‘전노협 건설의 당위성 평가’라는 주제 하에 공개 학술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이후 전노협 지원 공대위는 전노협 건설을 전후한 1월 21일에서 1월 23일 사이에 대대적인 광고 지원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 중 <전국노동자신문>에 “전노협! 민주노조의 전국적 구심체인 전노협은 땀흘려 일하는 모든 이들의 희망입니다. 전노협 지원 공대위는 전노협과 함께 인간다운 삶을 염원하는 1천만 노동자와 4천만 민중의 의지를 한데 모아 현 정권과 소수독점재벌의 부당한 탄압을 뚫고 민주, 평등세상의 그날까지 힘차게 전진할 것입니다. 뜨거운 성원을 부탁드립니다”라는 광고를 내기도 했다.

전노협지원공대위는 전노협이 자본과 정권에 의해 집중적인 탄압을 받고 있을 때 중요한 지원세력이었다. 그리고 나아가 이 위원회는 자본의 엄혹한 탄압을 민중연대를 통해 돌파하려 했던 ‘국민연합’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했으며, 민교협, 민변 등을 중심으로 해서는 전노협 후원회를 만들어 내는 모태가 되어 그 이후 지속적인 전노협 지원사업을 전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