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스레터
..... 씨줄날줄
..... 노래하는 전사 첨바왐바 (CHUMBAWAMBA)
첨부파일 -- 작성일 2010-05-07 조회 1330
 
노래하는 전사 '첨바왐바'(CHUMBAWAMBA)

이성철 (창원대 / 노동자역사 한내 회원)


2008년 5월 4일 일요일 아침. MBC의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무심코 보다 두 번째 꼭지에서 참으로 서프라이즈한(?) 밴드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첨바왐바'(CHUMBAWAMBA)가 그들입니다. 1984년 영국의 리즈에서 결성된 8인 혼성밴드인 그들은 전세계적으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응원곡이었던 <ole, ole, ole>도 그들의 곡이죠(근데 이 노래는 실상 노동자 응원곡입니다. 원제는 Top of the World인데, 쌍둥이 자매 가수인 카펜터즈의 동명의 노래는 아닙니다).

 
자칭 아나키스트. 8인조 혼성 그룹 CHUMBAWAMBA 

의미심장한 것은 이들의 <텁섬핑/Tubthumping: 열변)이란 노래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이 노래는 1995년 영국의 리버풀 항만 노동자를 위해 작곡한 노동가요이기도 합니다. 한편 이 곡은 1997년 빌보드 차트 6위에 오르기도 하고, 1998년에는 영국의 대표적인 가요제인 '브릿 어워드(Brit Award)'에 초청되기도 합니다. 당시 이 가요제의 VIP 관람석은 5천 달러(약 500만 원)였습니다. 귀빈석에는 여러 유명인사들이 많았지만, 이 그룹의 보컬 중 한 명이었던 댄버트(Danbert Nobacon)로부터 얼음 세례라는 봉변을 당한 이는 당시 영국 부수상이었던 존 프레스콧이었습니다. 시상식은 아수라장이 되고, 주동자였던 댄버트는 현장에서 체포되는 등 사회적 파란이 일게 됩니다. 프레스콧이 봉변을 당한 이유는 그 역시 리버풀 항만노동자 출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대처 정부는 80년대 말 도입된 컨테이너 기술의 향상으로 항만 노동자의 수요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자본가들의 요구에 굴복하여, 그나마 최소의 고용안정을 보호해주리라 생각했던 '국제항만노동계획안'을 폐기하게 됩니다. 이러한 연유로 정부의 대표자로 와 앉아있던 부수상이 얼음 세례를 받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건 배신자의 몫이야"라는 댄버트의 말과 함께....
 
이 노래의 첫 시작은 켄 로치 감독의 탄광노동자 밴드 이야기를 다룬 영화, <Brassed Off>에 나오는 대사로 시작됩니다. "사실 난 음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럴까?  바보같은 소리야. 사람이야 말로 중요한 거라고..."
이후 이어지는 노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한 방에 무너졌어
하지만 다시 일어나지
너희는 결코 나를 쓰러뜨릴 수 없어...
음악이 탄생하게 된 이러한 배경을 전혀 모르던 GM 자동차는 7만 파운드(약 1억 4천 만원)의 노래사용료를 주고 자사의 광고에 활용하지만, 정작 첨바왐바는 전액을 반세계화운동단체와 기업감시단체에 기부를 합니다. 그리고 Ford사 역시 거액의 사용료를 주고 남아프리카지역 광고에   이 노래를 사용하지만, 첨바왐바는 이 돈 역시 남아프리카의 반자본주의 운동에 사용되도록 합니다. 자본으로부터 벌어들인 돈으로 노동과 인권을 지켜내려는 곳에 사용하게 된 셈이죠.
 
MBC의 대표적인 오락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진중한 꼭지를 배치한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그 이유들에 대해서는 각자 생각들 해보시길 바랍니다 ^^;;). 이 꼭지의 마지막에 자막으로 흐르는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본가들에게 의해 얻은 인기와 성공....하지만 그들의 성공을 사회적인 약자들에게 돌려준 첨바왐바....그들은 단순한 음악밴드가 아니라 노래하는 계급전사들이었다!".
 
실제로 첨바왐바는 1985년 데뷰 음반 <Revolution>을 발표하면서, 다음과 같이 다짐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음악이 단지 즐거움을 주고
행동을 고무시키지 못한다면
우리의 음악은 실패한 것이다.
 
* 참고: MBC보다 먼저 <첨바왐바>를 소개한 EBS의 지식채널e(2007년 5월 28 방영)의 <이상한 밴드의 이상한 댄스 음악>도 좋은 영상자료가 됩니다.
그리고 최세진(2006)의 <내가 춤출 수 없으면 혁명이 아니다: 감춰진 것들과 좌파의 상상력>이라는 책의 2부에도 이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소개되고 있습니다(도서출판 메이데이).
 
 
 
 
 
목록
 
이전글 10년 전, 자동차산업 해외매각 반대 투쟁
다음글 다음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10254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공릉천로493번길 61 가동(설문동 327-4번지)TEL.031-976-9744 / FAX.031-976-9743 hannae2007@hanmail.net
63206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중앙로 250 견우빌딩 6층 제주위원회TEL.064-803-0071 / FAX.064-803-0073 hannaecheju@hanmail.net
(이도2동 1187-1 견우빌딩 6층)   사업자번호 107-82-13286 대표자 양규헌 COPYRIGHT © 노동자역사 한내 2019.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