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스레터
..... 씨줄날줄
..... 영화이야기 <안젤라스 에쉬스>
첨부파일 -- 작성일 2010-06-08 조회 1139
 

<안젤라스 애쉬스/ Angela's Ashes>

이성철 (노동자역사 한내 회원)


알란 파커 감독의 작품입니다. 1935년을 배경으로 미국으로 이민왔던 아일랜드인 가족들의 귀향과 고향에서 겪는 고난과 좌절, 이를 돌파하려는 노력과 희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온라인 중고비디오 상점에서 구해보게 된 영화입니다(참고로 비교적 값이 싼 곳은 '아이조이'이더군요. 광고나 홍보는 아님^^) 우리들에게 익숙한 연기자들이 나오네요. 특히 켄 로치 감독의 영화에 많이 출연한 로버트 칼라일(<풀 몬티>, <칼라송>, <하층민들> 등)과, 제가 이자벨 위페르와 함께 개인적으로 눈여겨보고 있는(?) 에밀리 왓슨(대표작은 <브레이킹 더 웨이브>입니다)이 여섯 아이들의 부모로 나옵니다. 왓슨은 이 영화로 런던비평가협회의 영국여우주연상도 받게 됩니다.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켄 로치의 <레이디버드 레이디버드> 버전 쯤이 된다면 파커 감독에게 실례가 될까요? 그러나 시대적 배경이 비슷하고 소재도 비슷한 제레미 케이건 감독의 <머나먼 시애틀>과 비교해본다면, 왜 파커와 로치 감독이 보다 진중한 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첨언으로 결례는 만회될까요? 각설하고....

 뉴욕의 빈민가 브룩클린에서 다섯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맥코트 가족은 갓 태어난 딸 아이(마가렛)의 죽음을 기화로, 고향인 아일랜드로 역이주를 하게 됩니다(탄생과 죽음을 반복하는 가족사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 여섯이군요). 1929년부터 발화된 대공황은 이후 약 10년간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 심대한 경제적 침체를 가져옵니다. 영화는 대공황이 극에 달했던 1935년부터 약 10년간을 시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대공황의 시기와 일치). 맥코트 집안의 큰 아들인 프랭키의 독백과 설명으로 영화는 진행됩니다.

 아버지는 북아일랜드 IRA(아일랜드혁명군)였으며, 신교도입니다. 아일랜드 도착 후 IRA 사무실에 들러 경제적인 도움을 요청하나, 아버지의 IRA 투쟁 참여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간단히 거절당합니다. 할 수없이 가족들은 다시 어머니(안젤라)의 고향인 라미릭으로 가게됩니다. 그러나 신교도이며 북아일랜드 출신인 아버지에 대한 처가 식구와 마을 사람들의 냉대와 멸시, 그리고 아버지의 무책임한 음주행각 등으로 식구들의 살림살이는 전혀 나아질 기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마을의 공동변소로 쓰이는 근처의 허름한 방을 얻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됩니다(당시 도시빈민들의 가옥구조 등을 사실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영화 내내 후줄근한 비가 내리고 있든지, 아니면 축축하고 눅눅한 느낌을 주는 화면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아버지는 “영국이 습기와 벼룩을 전파시켰다”는 속설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면서, 아일랜드와 영국과의 적대감을 은연중에 드러냅니다. 참고로 영국과 아일랜드간의 오랫동안의 갈등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니 보이’라는 노래의 역사적 연유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두 나라 간의 갈등에 대해서는 <마이클 콜린스>에서 자세히 소개했습니다만, 앞서 올린 ‘첨바왐바’의 ‘텁썸핑’이라는 노래의 후렴에도 ‘대니 보이’가 들어가 있을 정도입니다. 아일랜드인에게는 이 노래가 제2의 애국가인 셈입니다.

 흔히 이 시기의 아일랜드를 표현할 때, ‘3P’의 나라라고 합니다. 즉 빈곤(poverty), 감자(potato), 그리고 저항(protest)이 그것입니다. 어쩌면 이것들이 어머니 안젤라의 슬픔들(Angela's ashes)이 아니었을까요? 영화에는 이 세 가지 요소가 그대로 묻어나고 있습니다. 영화의 구체적인 내용은 생략합니다. 켄 로치 감독의 <레이디버드 레이디버드>와 함께 새겨보아야 할 귀중한 영상 자료가 되겠습니다. 강추~

 

 

 

 
 
 
 
 
목록
 
이전글 무지개와 봄바람
다음글 노동절 전후
 
10254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공릉천로493번길 61 가동(설문동 327-4번지)TEL.031-976-9744 / FAX.031-976-9743 hannae2007@hanmail.net
63206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중앙로 250 견우빌딩 6층 제주위원회TEL.064-803-0071 / FAX.064-803-0073 hannaecheju@hanmail.net
(이도2동 1187-1 견우빌딩 6층)   사업자번호 107-82-13286 대표자 양규헌 COPYRIGHT © 노동자역사 한내 2019.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