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동료들에게 드리는 글-1988년 한국TC노조 구사대 폭력사건 이영기(노동자역사 한내 자료국장) ‘동료 여러분! 우리는 (7월) 11일날 평소에 우리가 활용하던 강당이 아닌 고문실 같은 공포분위기 속에서 개같이 맞고 또 맞을까봐 두려움 속에서 현재는 회사 출근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집에도 남자 사원들이 쳐들어올까봐 가지도 못하고 누워있는 집행부들의 손을 잡고 눈물로서 성모병원에서 밤을 새우고 있습니다.’ - T.C동료들에게 드리는 글 중에서 - 
‘T.C동료들에게 드리는 글’은 1988년 7월 발생한 한국T.C전자 구사대 폭력사건 때 ‘현장에 못 들어가고 있는 어느 조합원’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선전물이다. 당시 노조설립, 노조민주화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사업장에서 구사대의 활동이나 폭력성이 특별한 현상은 아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1988년 7월 한국T.C 구사대의 집단폭력사건은 특히 잔인했던 여성노동자 탄압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다른 구술자료나 당시 상황일지, 선전물 등의 기록을 보면 사업장내 분위기는 5월 31일 노조설립 직후부터 정상적인 노동 현장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사측, 남성구사대에 의한 감금, 폭언, 협박, 폭행이 버젓이 벌어졌다. 위의 7월 11일은 폭력이 가장 극에 달했던 날이다. 50여 명의 남성구사대들이 사측에서 분류한 23명의 여성조합원들을 한 명씩 4층 강당으로 끌고 들어가 구타를 했다. 복막염 수술했던 사람은 복부를 걷어차고 입이 돌아가고 정신을 잃으면 물을 뿌렸다. 폭력은 문자 그대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졌다. 저녁에 마창노련 간부들이 달려오자 70~80명의 구사대들이 강당을 차단하고 T.C노조 간부들을 병원으로 빼돌렸다. ‘T.C동료들에게 드리는 글’에서는 이러한 폭력을 직접적으로 폭로하지는 않는다. 그 억울함과 분노를 절절히 쏟아내지도 않는다. 오히려 현장에도, 집에도 가지 못하는 두려움이 드러난다. 하지만 여기에서 현장에 있을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함께 하자”라는 말로 들린다. ‘언젠가는 우리도 예전처럼 동료들과 함께 라인에 앉아서 즐겁게 일할 수 있을 날이 올 것을 믿고 있습니다.....(중략)....여러분들도 두렵고 무섭겠지만 진실을 알리는 집회에 참석하므로써 우리들의 뜨거운 동료애를 함께 느낍시다.....(중략)...T.C노조를 우리 손으로 완전히 사수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T.C 구사대 폭력사건에 맞선 투쟁은 한국소와노조 굴뚝농성투쟁과 함께 마창노련의 연대투쟁을 이끌어낸 결정적인 계기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