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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노동자 인터뷰(4) 건설현장의 청년을 만나다_소요(113호)
첨부파일 -- 작성일 2018-10-19 조회 544
 

건설노동자 인터뷰4

건설현장의 청년을 만나다

  소요(노동자역사 한내 회원) 

 

다른 20대 조합원들도 그런 정서를 공유하고 있어요?

근데 물론. 많이 벌면 되지 라고 자신있게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요즘은 직업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세상이잖아요. 그러다보니까 돈을 얼마나 버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슨 일을 하느냐로 사람을 판단해요.

 

안산중서부건설의 특징은 이주노동자들을 편견 없이 받아들인다는 것인데. 보통 현장의 노동자들은 이주노동자들이 우리의 일감을 빼앗는다라는 인식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것을 체감하시나요?

왜 일하지 보다는 그냥 개인적으로는 한국사람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굳이 그렇게 불만사항은 아니고. 만약 일을 한다면 한국사람이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왜냐면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생활습관도 다르고.

 

장시간 노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보통 아침 5시에 나오는 분들도 있어요. 그렇게 나와서 끝나는 시간이 오후 5시 인거죠. 그럼 12시간 일해요. 물론 준비하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더 많은 거죠. 그런 시간을 좀 줄였으면 해요.

 

어마어마한 노동시간이네요. 무조건 줄여야겠네요.

왜냐면 시작이 7시니까. 저희가 협의한 내용에 일 시작은 7시 퇴근 시간은 17시로 명시가 되어 있어요. 근데 거리 가까운 사람이야 문제가 없겠지만, 일도 한 곳에서 회사처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다른 데로 가야하는데. 여기서 또 한 시간 걸리는 거리를 가시는 분도 있구요. 7시에 시작이면 버스나 전철을 타시는 분들은 더 일찍 준비를 하죠. 그래서 따지고 보면 모든 걸 통틀어 봤을 때는 이 사람은 4시부터 준비를 해서 집에 들어오면 6시나 7시가 되는 거죠.

 

특히 노동강도가 세기 때문에 녹초가 될 거 아니에요.

. 그래서 시간을 조정하는 쪽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시간이 조금만 줄었으면. 430분이라도 줄었으면. 일하는 시간을 아니면 더 늦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리고 비슷한 설문조사에서 정부에게 바라는 정책으로 꼽은 게 불법하도급 근절, 노동안전 확보 이런 게 나왔거든요. 현장의 안전문제 같은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안전하다 여기세요? 산재를 겪은 분이 많이 있나요?

현장을 2. 15개월 동안 2번을 갔었는데 두 번 동안 산재 받으신 분이 4분 정도 계세요.

 

많네요. 목수분이 그렇게 되신 거에요? 크게 다치셨어요?

네 목수분이. 그렇게 크게는 안 다치고. 어디가 찢어지거나 떨어지거나.

 

지금 몇 가지 문제점을 얘기했는데 가장 시급한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일단은 인식관련해서 이게 일용직이라는 구분표가 사람들 보기 안 좋은 일은 아닌지 생각해요.

 

하루살이 같은?

. 오늘 일하고, 내일 비 오면 쉬고 이런 거 때문에...

 

그 문제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거죠?

. 그것도 그렇고 노동시간도 좀 줄어들었으면 해요

 

사실 사회적 인식문제 같은 경우에는 장기적인 이야기잖아요. 노동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 변화해야 하니까. 이게 이념의 문제도 아니고 최소한의 노동권인데. 그런 것조차 사람들의 인식 안에 없으니까. 그런 것들이 함께 병행되어야 하는 문제인 것 같고. 노동시간 단축이야 싸워서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 같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건설노조 조합원 소속으로서 특히, 안산중서부건설지부 같은 경우는 투쟁이나 이런 게 많지요? 익숙하지 않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집회 같은 데는 많이 참여하시나요?

. 많이 가봤어요.

 

조합원 되시기 전에도? 노조에 오시기 전에도 원래 많이?

아뇨. 가입하고서 처음 가봤어요.

 

거부감 같은 건 없었어요?

처음에는 되게 멋있었거든요.

 

멋있었다구요?

. 왜냐면 회사는 개인의 요구를 들어주진 않아요. 제가 처음 간 집회에 원양건업이라 해가지고. 천명이라는 사람이 모였었습니다. 그 천명의 사람의 임금을 계산해보면 2억이라는 돈이거든요. 근데 이 사람들이 2억이라는 돈을 버리고 천명이라는 사람이 모여서 원양건업 앞에서 외치는 거죠. 제가 처음 노조생활하면서 처음 집회를 갔는데 거기서 되게 놀랐죠. 30? 1시간 정도 됐을 때 원양건업 쪽에서 같이 모여서 해결을 해야겠다, 협상을 하자, 라고 했을 때 아. 이래서 필요한 거구나. 그때 느꼈는데. 그런 곳들이 되게 많더라구요.

 

노조에 대한 선입관도 있으셨어요?

원래는 전혀 신경도 안 썼죠. 노조활동 시작하기 전에는 뭐하는 건가 싶죠. . 저한테는 따지고 보면, 소음. 근데 막상 이제 거기에 들어와 보면 이게 의미 있는 거라는 걸 알게 되는 거죠. 진짜 왜 자꾸 하는 거냐 하는 분들 있는데. 따지고 보면 그 분이 나중에 그 회사에 들어갈 수도 있어요. 그 현장에 갈수도 있는 거고. 그리고 단협을 맺는 게 이번이 처음 그런 거잖아요. 여러 회사들이 모두 중앙단협 맺는 게. 그래서 그런 의미를 생각했을 때 그렇게 거부감이 들진 않았어요.

 

중서부건설노조 같은 경우에는 뭐 딱 당면한 사안이 아니더라도 연대투쟁이라고 하죠? 예를 들어 세월호 같은 집회에 결합하고 하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역사안이라던가 정치적 사안에 대해 발언을 하려고 하는 편이잖아요?

자연스럽다고 해야 하나. 당연하다?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맞는 거고 당연하고 필요한 거잖아요. 개선해야 하는 사항은 개선해야하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건데 다 맞는 거를 외치는 거고. 이제 잘 살아보자고 외치는 건데 그런 내용에 대해서 거부감이나 왜 하나 싶은 생각은 그런 생각은 안 했던 거 같아요.

 

다른 청년조합원들과 교류도 있으세요? 교류라고 거창하게 얘기해서 그런데 소주 한 잔 한다든가 그런 것.

다른 조합원은 얘기는 잘 안 하구요. 지인들끼리만 하고. 왜냐면 같이 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이니까. 왜냐면 만약에 제 또래나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있을 경우에는 물론 잘하는 기능공도 있겠지만, 보통 대부분 초보자기 때문에 많지는 않아요.

 

결론적으로는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이주노동자 분들 얘기를 하면 제일 문제가 뭔가 봤더니 짱개이런 식으로 얘기한다거나 하는 게 너무 기분이 나쁘시대요. 입장을 바꿔봐도 너무 기분이 나쁠 거 같아요. 근데 그분은 한 20년을 일하셨다고 하는데 덤덤하시더라구요. 이주노동자건 여성이건 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일을 하면 똑같은 임금을 받고 이럴 뿐인데 거기에 다양한 편견들이나 어떤 혐오감 같은 것들이 개입되면서 그런 대우와 그런 차별이 생기는 거 같더라구요. 그러면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건. 한국사람들이 다른 것들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까 얘기하셨던 육체노동에 대한 차별이 그런 것이지 않을까.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서 사는 건데, 단순히 다르다는 것 하나만으로 선입관이 생기고 우월의식이 생기고. 누군가가 우월의식을 가진다는 건 다른 사람들한테 열등감을 주입한다는 건데 그게 구조적으로 너무 강하게 있는 거 아닌가.

. 이게 한국사람이 외국에 갔을 때 이게 편견이고. 한국 사람을 되게 낮게 보는 나라들이 있잖아요. 그걸 반대로 생각했을 때 과연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 가서 일을 할 때 외국에서 똑같이 대우를 하면 우리가 좋겠냐는 거죠. 근데 우리가 반대로 하고 있는 거기도 하고. 그리고 외국에 가면 반대로 목수일이나 이런 게 사람들이 하려고 하고 기술적으로 대우도 받구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인식이 되게 안 좋구요. 이제 현장도 사회도 변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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