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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기 집회의 본질_이승원(99호)
첨부파일 -- 작성일 2017-04-18 조회 1139
 

태극기 집회의 본질

 

이승원(노동자역사 한내 사무처장)

 

탄핵반대(무효)를 외치는 무리들이 태극기를 들었다. 성조기와 함께....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태극기와 성조기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고자 함일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집회결사의 자유는 보장해 주어야지만 공개적인 집회에서의 발언은 사실과 보편적 논리를 근거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발언 수위는 도가 지나치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에 모인 사람들의 광적인 지지이다. 사람이 죽어도 또 모이고 정당을 창당하여 정치세력화를 도모하고 있다. 혹자들은 돈을 받고 동원되었다고 하기도 하고 특정 종교가 주축이라고도 하지만 과연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사회적 지위도 있는 사람들이 돈 몇 푼에 특정 정치인이 좋아서 동원되었을까? 태극기 집회에 모인 사람들에게는 분명한 이념과 사상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극우주의이다.

지금 한국사회에 끈질기게 이어져 온 극우주의는 독일 히틀러의 나찌정권과 유사하다. 나찌(Nazi)는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을 일컫는다. 인종본질주의를 내세워 아리아(고귀하다는 뜻), 게르만인 우월주의를 기본으로 민족주의, 반유대주의, 반공주의, 전체주의, 군국주의를 중점 정책으로 하였다. 이러한 극우세력은 자신을 지지하는 대중의 공적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유대인으로 지목하고 3년에 걸쳐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하였다. 열등한 민족으로 규정한 유대인을 학대하고 죽이는 것에 일말의 가책도 없이 집단적으로 행하였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사회도 나찌정권과 비슷한 과정을 겪어왔는데, 이승만 정권은 해방이후 인종차별적인 한민족정신을 국민정신의 근간으로 삼아(수많은 외침을 겪은 우리나라에서 혈통주의가 가당치도 않지만) 인종차별을 자행해 왔으며, 자신의 지지기반의 공적을 빨갱이로 규정하고 죄의식 없이 학살을 자행하였다. 그리고 정권을 찬탈한 박정희도 같은 정책을 유지하였다. 한국사회의 극우주의는 단지 박사모의 문제가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로 이어지는 권력으로부터 탄생한 것이다. 이승만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빨갱이란 이름으로 학살한 민중은 제주4·3항쟁 3만여 명, 여순항쟁 1만여 명, 보도연맹 120만 명 등이며, 양민들의 소규모 학살과 자신의 정적들 또한 빨갱이로 몰아 제거한 수는 정확한 추산이 어렵다.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한 박정희는 보도연맹 희생자 유족들의 진상규명 요구에 유족들의 노력으로 모은 자료를 태워버리고 유족들을 간첩으로 몰아 사형에 처했다. 물론 반공을 뛰어넘는 멸공사상으로 사회민주화 세력과 반대세력들을 빨갱이로 몰아 제거하였다.

우리는 태극기 집회를 통해 이 사회 극우주의자들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확인하였다. 이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면 검찰도 헌재재판관도 모두 종북좌파이고 빨갱이다. 결론은 죽여도 되는 적으로 돌린다. 대통령이었던 박근혜의 눈에는 같은 생각을 가진 그들 외에는 국민이 아니고 불순세력이며 북의 조정을 받는 사람들로 보인다. 박근혜 정권을 끝으로 이 사회의 극우주의는 종말을 고했으면 했는데, 불행하게도 잔존세력의 뿌리는 이 사회 곳곳에 튼튼하게 뿌리 내리고 있다. 사회가 민주화 되면 그런 세력은 정리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나찌가 독일의 제1당이 된 것은 가장 민주적인 방식이라는 선거와 투표를 통해서였다. 태극기집회의 잔당들이 자유한국당도 성에 안차 새누리당을 창당하고 대통령 후보까지 내세웠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한국사회는 새로운 면모를 갖추기 위한 몸부림이 시작될 것이다. 정치지도자 잘 뽑는다고 사회가 변화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보다 더 치열한 대립과 분열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정으로 이 사회의 민주적 발전을 생각한다면 피하지 말고 좀 더 치열하고 분명하게 저들에 맞설 수 있는 일상의 투쟁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 원칙을 뿌리내리고 독선과 아집으로 뭉쳐진 극우세력을 정리할 수 있는 치열한 토론과 과거청산의 주체로 노동자·민중이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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