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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달의 역사
..... 전노협지원공대위의 '실체적 연대투쟁'_김영수(106호)
첨부파일 -- 작성일 2018-01-23 조회 1338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담론과 그에 상응하는 혁신담론의 저변에는 민주노조운동과 계급적 연대에 대한 성찰의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었고, 다양한 혁신과제들 역시 실체적 연대를 재현하려는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지역 내 민주노조운동의 대중적 고립, 연대의 선언적 화석화,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편향적 시선화, 지역 내 조합원 없는 노조운동의 일반화 등을 넘어서기 위한 실체적 과제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고인이 되신 신영복 선생님은 민초들의 정치학이라고 할 수 있는 노자의 제81장에서 민초들의 진정한 연대를 바닷물과 비유하였다. “진정한 연대란 다름 아닌 물에 대한 노자의 사상, 즉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인 바다처럼 밑으로 내려가서 함께 부딪히면서 울고 웃는 하방연대가 사회변혁을 위한 실천적 과제로 실체화될 때, 민주노조운동의 혁신담론은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전노협지원공동대책위의 실체적 연대투쟁

 

김영수(노동자역사 한내 연구위원)

 

 

한국의 민주노조운동은 1990년 전국노동조합협의회가 건설되고 난 이후부터 현재까지 기업별 노동조합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재편하거나 건설하는 투쟁을 전개해 왔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조운동을 하거나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산별노조가 계급적 대중조직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계급적 단결에 기초하여 계급투쟁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 그 시작과 끝이 연대라는 것. 비장미차원의 연대투쟁을 결의하고 나서는 해학미차원의 집행으로 끝나버리는 현상에 직면할 때마다, ‘무늬만 연대가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의 서글픔을 넘어서기 위해, 또는 계급적 연대의 선언적 당위성을 넘어서자고 읊조리곤 했을 것이다. 그 해답을 너무 멀고 높은데서 찾지 말자. 자신의 기억과 역사를 더듬기만 해도 될 일을 말이다.

 

전노협이 결성되기 직전인 1990116일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를 비롯하여 약 30여 개의 단체로 결성된 전노협지원공동대책위원회’(이하 전노협 지원공대위)를 결성하였다. 전노협지원공대위는 돌아가신 김진균 선생님이 중심에 서 있었다.

 

연대투쟁의 핵심적인 사례만 해도 다음과 같다. 전노협 건설의 정당성을 홍보하기 위해 전노협의 정당성을 밝히는 회원용 소책자 발간(1990.1.10.), 전노협 건설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간담회 개최(1990.1.15.), 전노협 건설 지지서명운동(1990.1.17­20.), 대대적인 광고지원 투쟁(1990.1.21­23) 등의 연대활동을 전개하였다. 지식인 활동가들이 민주노조운동과 대중적으로 결합한 상태에서, 당시의 투쟁전선을 강화하는 한 주체로 등장하였다. 전노협 지원공대위는 전노협에 대한 노태우 정권의 탄압이 집중되었을 때, 전노협사수를 위한 성명서투쟁 및 농성투쟁 등의 범국민적인 지원투쟁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연대투쟁들은 선언적이고 명망가적인 수준을 넘어서서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투쟁의 실체였다. 당시 전노협 사수투쟁에 연대했던 힘들은 1987789대투쟁의 열기를 오롯이 전노협으로 담아내게 했던 동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노협은 소속 조직을 넘어 노동자 투쟁을 넘어 모든 투쟁에 연대하였고 그랬기에 모든 세력의 연대를 바탕으로 건설되었다. 평등사회를 향한 한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사진=노동자역사 한내)

 

전노협 지원공대위의 연대활동은 전노협을 사수하고 난 이후에도 지속되었다. “정책지원연대투쟁과 재정후원투쟁이 그것이었다. 전노협 지원공대위는 월례토론회, 정책토론회, 정책연구팀 지원, 전노협후원회 결성(1990.9.5.)’ 등의 지원연대활동을 토대로 전노협의 조직력 강화에 기여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연대는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집중적인 탄압이 강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허언이나 허상이 아닌 실체를 확인시키고, 국가와 자본에게 저항하는 전선을 유지하는데 기여하였다.

 

다양한 산별노조들이 계급적 연대의 정체성을 문헌과 선언으로만 유지하는 경향성을 드러내고 있고, 계급대립의 약화에 노력하거나 계급적 분열에 기초하는 경우들이 허다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민주노조운동은 자신의 젊음을 돌아보고 또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젊음의 기억을 단지 영웅담으로만 기록하지 말고, 삶의 역사로 끌어내자는 말이다.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담론과 그에 상응하는 혁신담론의 저변에는 민주노조운동과 계급적 연대에 대한 성찰의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었고, 다양한 혁신과제들 역시 실체적 연대를 재현하려는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지역 내 민주노조운동의 대중적 고립, 연대의 선언적 화석화,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편향적 시선화, 지역 내 조합원 없는 노조운동의 일반화 등을 넘어서기 위한 실체적 과제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고인이 되신 신영복 선생님은 민초들의 정치학이라고 할 수 있는 노자의 제81장에서 민초들의 진정한 연대를 바닷물과 비유하였다. “진정한 연대란 다름 아닌 물에 대한 노자의 사상, 즉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인 바다처럼 밑으로 내려가서 함께 부딪히면서 울고 웃는 하방연대가 사회변혁을 위한 실천적 과제로 실체화될 때, 민주노조운동의 혁신담론은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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