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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 대흥기계 노조간부구속 대응투쟁(1995년 2월)
첨부파일 -- 작성일 1995-02-13 조회 103

부천 대흥기계노동조합 간부 긴급구속 대응투쟁(19952)


노조 간부 긴급구속과 노조사무실 침탈

1995년 대흥기계노조 파업 돌입 이틀 전, 정권과 자본은 노조 지도부 3인을 긴급 연행, 구속하고 노조사무실을 침탈해 컴퓨터 등 자료를 빼앗았다.

211일 밤 820분 대흥기계노조 김명춘 위원장, 홍상철 수석부위원장, 조정현 부위원장이 각자의 자택에서 동시에 부천 중부경찰서로 연행·구속됐다. 경찰은 연행과정에서 옷 입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고 심지어 아이들이 보고 있는 데서 수갑까지 채우는 만행을 저질렀다.

또 노조 지도부 연행과 동시에 밤 840분경 경찰버스 1대 전투경찰과 사복경찰 30여 명을 동원해 노조사무실에 유리창을 깨고 난입해서 2시간여 동안 컴퓨터 2대와 함께 자물쇠로 잠겨있는 책상 서랍을 망치로 부수고 수십 장의 디스켓, 간부 활동일지, 수발 공문 일체를 탈취했다.

소식을 전달받은 노조 간부들은 비상연락망을 돌려 조합원들을 노조사무실로 모이게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경찰버스 2대 이상의 전투경찰을 동원해 노조사무실에 이르는 길목을 곳곳에서 차단, 조합원들의 집결을 방해했다. 이날 밤 9시경 조직부장을 비롯한 몇몇 간부들은 중부경찰서에 면회하는 한편 항의 방문을 진행했다. 조합원들이 노조 지도부의 긴급구속에 강력히 항의해 홍상철 수석부위원장만 수갑을 채운 상태로 면회했으나, 경찰이 홍상철 수석부위원장의 말을 차단해 면회자만 이야기하고 돌아갔다.

소식을 접한 부천 민주노총 준비위원회는 단위노조 위원장과 지역노동자들을 최대한 소집해 50여 명이 밤 10시경 부천 중부경찰서로 면회 및 항의 방문했다. 그러나 경찰은 12일 오후 이후에 면회가 가능하다며 거부했다. 노조 위원장들은 이후 11시경 대흥기계 노조사무실로 이동해 조합원 100여 명과 함께 경과보고를 하고 이후 대책을 논의했다.

 

대흥기계 교섭 경과

대흥기계는 1994121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995210일까지 13차례의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교섭이 진척되지 않으면 213일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한 상태에서 최대한 합의점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특히 210일에 열린 13차 교섭에서는 새벽 2시까지 교섭을 진행하는 등 타협의 실마리를 찾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이 211일 지도부를 긴급 구속한 것이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기도 전에 지도부를 긴급구속하고 노조사무실을 침탈한 것은 부천지역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건이었다. 생존권과 직결된 회사 이전에 따른 고용문제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던 대흥기계 조합원을 비롯한 지역노동자들을 크게 분노했다. 조합원들은 자본과 결탁한 정권의 무도한 탄압에 맞선 강력한 투쟁을 결의했다.

 

연대투쟁의 전개

1995년 들어 수배 중이던 대구노련 정우달 의장, 부양노련 문영만 의장 등이 경찰에 체포·구속됐고, 심지어 해당 사업장의 현안을 놓고 교섭을 벌이던 대흥기계노조 위원장과 간부까지 구속됐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 상반기 임금교섭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민주노총 부천시흥지역준비위원회(민주노총 지역준비위)’의 정식 발족이 225일로 예정돼 있고 대흥기계노조가 금속일반추진위원회의 핵심 사업장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민주노총 지역준비위 건설에 지장을 초래하고 나아가 민주노총 건설을 저지하겠다는 의도다.

대흥기계노조는 이러한 탄압에 맞서 213일 예정대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지역준비위는 상반기 투쟁의 기선을 제압하고 민주노총 건설을 저지하려는 정부의 탄압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지역 차원의 투쟁을 바탕으로 하되 경찰 투입 등 상황 진전을 고려해 적극적인 지지 연대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218일 부천역 광장에서 대흥기계노조 간부 구속 및 공권력 침탈 규탄대회가 대흥기계 조합원과 부천·수도권 노동자 7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대흥기계노조 지원대책위원회(위원장 이재윤 민주노총 지역준비위 의장) 주최로 열린 대회는 대흥기계노조의 경과보고, 이재윤 위원장의 대회사, 규탄 연설 등으로 진행됐다. 부천지역 노조 위원장들은 정부의 공권력 침탈을 규탄하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목에 걸고 대시민 선전전을 펼쳤다. 참가자들은 마지막 순서로 결의문을 채택해 임금인상 투쟁 승리와 민주노총 건설을 위해 강력히 투쟁할 것과 제3자개입금지 등 노동악법 분쇄, 구속 등 재침탈 시 강력투쟁을 결의했다.

대흥기계노조는 20여 일간의 파업투쟁을 전개하면서 구속자 석방과 교섭을 요구했다. 조합원들의 투쟁과 지역 연대투쟁에 힘입어 33일 대흥기계노조는 회사 쪽과의 교섭을 통해 교섭 과정에서 발생한 생산손실 부분에 대해 신뢰 바탕으로 복원 형사상 책임 묻지 않기 구속자 3인의 석방을 위해 노사가 책임을 다할 것 등 요구사항을 쟁취했다.

34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85.12%의 찬성으로 합의안이 가결돼 7일 조인식을 했다. 애초에 쟁점이 되었던 회사 이전과 관련한 노사간의 이견은 225일 교섭에서 잠정 합의했으나 회사쪽이 구속자 석방과 무노동 무임금 철회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타결이 늦어졌다.

이로써 대흥기계노조는 조합원과 부천지역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으로 1995년 첫 파업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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