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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 앞 스페인 박씨 집, 빠끼또(Pakito)
첨부파일 -- 작성일 2009-12-04 조회 957
 

<홍대 앞 스페인 박씨 집, 빠끼또(Pakito)>

박수경(노동자역사 한내 회원)

한내로부터 맛집 소개 글 청탁을 받고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맛있는 것을 좋아하지만 맛집을 찾아가서 먹을 정도로 미식가가 아닌데다 문턱이 닿도록 뻔질나게 드나들며 주인과 ‘이모님, 삼촌’하는 단골집도 없기 때문이었지요.

대학 때 문턱이 닿도록 다니며 ‘며느리 삼고 싶다’는 주인아주머니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좋아했던 ‘장어구이 집’은 그대로 있는지 이 기회에 한번 가보고 싶기도 했지만 애 둘 딸린 엄마로서 시간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단골집으로 삼고 싶은 집을 발견해서 이렇게 몇 자 적어 봅니다. 아직 단골도 아니고 세 번밖에 가보지 못한 곳이라 충분히 설명이 되지는 못할 테지만 제가 단골 삼고 싶은 맛집을 이제부터 소개하겠습니다.

'PAKITO빠끼또‘, 스페인 술집

홍대입구역 4번 출구를 나와서 홍대방향으로 직진 후 ‘걷고 싶은 거리’를 따라서 신촌방향으로 한참을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있습니다. 근데 이 집이 길에서 조금 들어간 골목길 안쪽 일반 주택을 개조한 것이라서 잘 못하면 그냥 스쳐 지나치기 딱 좋은 곳에 있답니다.

간판부터 다른 나라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 내부 역시도 요즘 흔하디 흔한 술집과는 조금 다릅니다. 직접 스페인에서 살다가 왔다는 주인장 부부가 가져온 스페인을 연상시키는 장식품들이 벽면과 구석구석 눈길 닿는 곳마다 있습니다.

주인장 부부는 스페인에 몇 년 살다가 그 나라의 술과 문화와 음식에 꽂혀서 요리학교도 다니고 그리고 한국에 와서 그들의 문화를 재현하고자 빠끼또를 열었다고 합니다. 정열적인 남쪽 스페인 문화가 아닌 털털하면서도 꼼꼼한 스페인 북쪽 문화를 표현하고 싶었다는 부부의 바람대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다른 나라의 물건과 그림들이 가슴을 띄게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곳은 뭔가 친근감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요리, 서빙을 다 하고 있는 주인장 부부에게서도 친근함이 물씬, 이름인 빠끼또는 스페인말로 ‘박씨’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주인 아저씨가 스페인에서 요리를 배울 때 이름이 어려워서 별명으로 불렀다는 애칭이라고 합니다.)
 

 
물론 요리는 어느 것을 먹어도 맛있습니다.

그냥 한 끼 식사로 먹어도 될 정도로 양도 많은 것도 있고 어느 것을 시키든 바게트 빵이 같이 나와서 한 끼는 거뜬히 해결됩니다. 참 빠에야라고 하는 것은 스페인의 쌀 요리라서 식사로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특히 삔쵸라는 바게트 빵 위에 새우, 돼지고기 등 각 특성에 맞게 요리를 하여 얹어 놓은 안주는 골라먹는 재미도 있고 맛도 아주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은 화살촉 오징어튀김과 꽈리고추 튀김입니다. 여기서 처음 봤던 오징어 사촌인 듯한 아주 작은 오징어 튀김과 매콤한 꽈리고추 튀김을 주인장이 직접 만든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 맛이란...
 


이 집에서 꼭 한번은 먹어봐야 하는 것이 있다고 하는데 ‘하몽’이라고 우리네 육포와 같은 안주가 있다고 합니다. 아직 한 번도 먹어 보지는 못했는데 가게 계산대 근처에 왠 고기 덩어리 같은 것이 있는데 돼지 앞다리를 소금에 6개월 이상 절여 만든 것을 하몽이라고 한답니다. 주문 시 바로 썰어서 주신다는 맛은??? 혹 드셔보신 분 알려주세요.

빠끼또의 가장 큰 매력중의 하나는 노래와 공연도 있다는 겁니다. 어느 날인가 친구들과 술 한 잔을 하고 있는데 멋진 바이올린연주와 아코디언 연주로 ‘탱고’가 울리지 뭡니까? 사람들이 편하게 연주를 하고 노래도 부르고, 주위의 사람들도 깜짝 공연에 반색하며 음악과 박수를 주고받았습니다. 주인 부부도 가끔씩 노래를 부른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주인장 노래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주인장들의 바램대로 빠끼또는 술과 음악과 안주와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공간인 듯합니다. 여러분도 한번 스페인 북쪽 향기에 취해 보실래요?(가실 때 꼭 알고 가야할 영업시간은?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 매주 화요일은 쉰답고 합니다.)

* 한내에서 꼭 요리 사진도 찍고, 실내도 찍어오라고 부탁을 받았는데 제대로 하지 못해서 인터넷을 뒤졌더니 꽤 유명한 집이더군요. 블로그 사진을 캡쳐하는 것을 허락해주신 맘 넓은 블로거 님들에게 감사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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