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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한내] 2008년 11월호 (제3호)
그때 그사진
보라, 저 끝없이 출렁이는 노동자 물결을 - 1988년 전국노동자대회
글 : 정경원 (노동자역사 한내 자료실장) / 사진 : 노동자역사 한내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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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이후 노동자들은 투쟁을 통해 이 땅의 주인으로 진출했다. 노동자대투쟁에 기반하여 새로이 무수한 민주노조를 결성하고 어용노조를 민주화시켰으며, 지역 연대조직을 만들었다. 87년 12월 처음으로 마창노련을 결성한 후 곳곳에서 지역노조협의회를 결성하였고, 인쇄공노조와 제화공노조 등 ‘지역노조’를 결성하였으며, 병원, 사무금융, 연구전문기술, 출판 등 업종별노조협의회를 속속 결성했다. 특정 과제를 연대해서 투쟁하기 위해 노동법개정 전국노동조합특별위원회(88.6.3.) 노동운동단체(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88.6.)도 만들어졌다. 87년 노동자대투쟁이 대중적이지만 개인적 혹은 단위노조 수준에서 터져나온 것을 차츰 운동진영으로 조직하기 시작한 것이다.
노동자들의 투쟁은 조직건설과 연대를 가로막는 노동법 개정 요구를 핵심으로, 한국노총이 아닌 자주적인 전국 조직 건설을 목표로 엄청난 파고를 그리며 확산되었다. 11월 13일 전국노동자대회는 그 정점이었다. 이날 대회에서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말씀은 노동자들이 나아갈 길을 밝혀주는 것이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노동3권 보장하라! 한다고 누가 보장해 줍니까? 야당이 노동3권 보장하지 못해요. 너와 내가 하나가 되어 힘을 가지고 있으면 보장해 달라고 부르짖지 않아도 자연히 이루어진다고. 우리가 모든 것을 우리 힘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진짜 위대한 노동자인 것입니다.” 연단에 올라선 노조 간부, 활동가 100여명은 노동자들의 열망을 모아 혈서를 썼다. “노/동/해/방”
연세대에서 여의도까지 5만 노동자의 행진은 장관을 이뤘다. ‘노동법을 개정하자’, ‘전두환?이순자를 구속하자’. ‘군부독재 타도하자’, ‘전경련을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쳐대며 거리로 거리로 나왔다. 이 대회가 끝나고 노동자들은 ‘지역업종별노동조합전국회의’를 만들고 전노협 건설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전국노동자대회는 노동운동의 조직적, 정치적 과제를 모아내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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