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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항쟁의 길을 찾아서(3)_노상규 (54호)
첨부파일 -- 작성일 2013-06-11 조회 1264
 

4.3항쟁의 길을 찾아서 (3)


노상규(노동자역사 한내 회원)

4.3 기행 마지막 날이다. 마지막 일정이 사실상 한내 4.3항쟁 기행의 하이라이트다. 오림반을 거쳐 이덕구 산전을 둘러보게 되는데, 이곳은 항쟁 주체들의 흔적을 담고 있는 곳이다

무장대 세력이 왕성했던 4.3항쟁 초기 무장대의 훈련장소로 쓰였다는 오림반. 제주와 서귀포를 잇는 5.16도로(제주를 남북으로 가르는 두개의 도로 중 하나인 5.16 도로는 5.16쿠데타 이후 육지에서 온 국토재건대 노역으로 만들어진 도로라고 한다.)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길이 나지 않았던 예전에는 웬만해선 찾아갈 수 없는 곳이었다. 여름에는 물이 흘렀을 계곡을 지나고 숲을 헤치고 들어가다 보니 떡 하니 너른 들판이 나온다.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한라산 중턱에 이런 너른 공간이 있다니. 한눈에 봐도 훈련장소로 적격이다. 무장대는 훈련을 하다가 헬기가 뜨면 숲으로 몸을 숨겼을 것이다. 무장대가 훈련한 장소는 여기 말고도 서너 군데 더 있다고 한다. 제주 회원들의 말에 의하면 한때는 이곳을 캠핑장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은 풀만 무성하다.

 

<무장대 훈련장소>

 다음 장소는 이덕구 산전이다. 이덕구는 초대 무장대 사령관인 김달삼이 해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도를 떠난 후 후임자로 활동하며 4.3 무장대의 사령관을 맡았다. 최후까지 함께한 지도자다. 이덕구가 마지막까지 토벌대와 싸운 곳이 이덕구 산전이다. 북받친 밭. 이름만 들어도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솟아오르고 먹먹한 곳이다. 이덕구 사령관은 이곳에서 194967일 최후를 맞이한다.

 
<이덕구산전을 가기 위해서는 계곡을 지나야 한다>


<산길을 가다 보면 보초 섰던 돌담을 만날 수 있다>


사려니숲길을 지나 산속으로 한참을 올라갔다
. 계곡을 지나고 숲을 헤치고 가니 보초를 서며 망을 보던 초소가 눈에 들어왔다. 이덕구 산전에서 참가자들은 제를 올리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했다.

 
<돌담을 쌓아 만든 터만이 남아 있다. 식탁모양의 철제 조형물은 후대에 만들어졌다>


몇 해 전에 함께 학습하던 동지들과 제주4.3 시집을 한 권 읽은 적이 있다. 그렇게 알게 된 제주4.3항쟁. 이번 기행을 통해 당시 인민들이 꿈꿨던 새로운 세상, 그것을 만들어보려 했던 이들의 몸부림을 더듬어 보았다. 그 꿈은 무참히 짓밟혀 역사에 묻혔지만 꿈을 위해 투쟁했던 그들의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진실이 가려져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가 더 많이 찾고 알려야 하는 것 아닌가.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이번 기행을 마무리하는 연주회를 갖고 모든 일정은 끝이 났다>

한 번의 기행으로 4.3항쟁을 다 알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 한 번도 해보지 않는다면 역사는 왜곡될 것이고 잊혀질 것이다. 한내 4.3항쟁을 찾아 떠나는 기행을 추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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