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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시간, 투쟁의 역사
첨부파일 -- 작성일 2023-01-31 조회 32
 
정경원 (노동자역사 한내 사무처장)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당시 법정 노동시간은 주 48시간, 최대 주 60시간이었다. 근로기준법은 있으나 마나였으니 일일 8시간 노동을 위해 노동자들은 목숨 걸고 싸워야 했다.
1970년 10월 7일 경향신문에 “골방서 하루 16시간 노동”하는 청계천 평화시장 미싱사, 재단사, 조수 등 2만7천여 노동자의 노동조건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전태일과 친구들이 노동조건을 스스로 조사해 노동청에 접수한 진정서 내용을 기자가 취재해 실은 것이라 한다. 짤막한 기사였지만 평화시장 노동자들은 기뻐 날뛰었고 그 기사를 널리 알리기 위해 돈을 모아 신문을 사다 뿌렸다. 하지만 노동청도, 한국노총도 노동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았다. 결국 전태일은 노동자의 요구를 외치며 온몸을 불살랐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법 개정으로 1989년 법정 노동시간은 주 44시간으로 단축되었다. 당사자 합의에 따라 휴일근무 포함 최대 주 64시간까지 연장근로를 할 수 있었지만, 실근로시간은 줄었다. 하지만 노동시간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법정 노동시간에만 한정된 게 아니었다. 1991년 11월 22일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자본가 단체들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5대 더 하기 운동’을 시작했다. *5대 더하기 운동 추진요령 : 절약, 저축, 생산성(노동강도), 수출(노동강도), 일(노동시간)
공무원들의 30분 일 더 하기 운동, 신발업계 노조의 구사운동, 초등학생들의 절약운동, 일요일에도 일하기 운동이 펼쳐졌다. 노동현장에선 노동통제가 강화되었고 화장실 가는 횟수를 체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부산의 신발 사업장은 더했다. 세계 산업구조 재편, 싼 노동력을 찾는 자본에 의해 이윤이 줄어들자 ‘애사운동’을 벌이며 노동자를 쥐어짰다. 아디다스 신발을 만드는 ㈜대봉의 노동강도도 살인적이었다. 12월 6일 그곳에서 일하던 권미경은 비인간적인 착취에 저항해 몸을 던졌다.
1997년 이후 선택근로제·탄력근로제가 도입됐다. 주5일제(주40시간) 노동은 2003년에 시작됐지만 최대 주 68시간까지 일할 수 있고 소규모사업장에 적용되지 않거나 특례업종도 광범위했다. 현재의 주 52시간 제한은 2018년에 바뀐 것이다.
2023년 윤석열 정부는 주 52시간 제한을 풀어 12시간 연장근로 시간의 기준을 월, 분기, 반기, 연 단위 등으로 확대해 주당 최대 69시간까지 늘리겠다고 한다. 윤석열은 “노동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정치도 망하고 경제도 망하게 된다”며 결의를 밝혔다.
노동시간은 투쟁의 역사다. 자본은 어느 시기에나 노동에 대한 효율적 착취를 고민했고 노동자는 그에 맞서 싸웠다. 그러나 한강의 기적은 세계적인 노동착취를 낳았고, 이미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한다. 노동자는 무엇을 쟁취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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