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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령(松靈)골(속냉이골) '빗돌' 세우기 추진 경과_송시우 (57호)
첨부파일 -- 작성일 2013-09-13 조회 1203
 
송령(松靈)(속냉이골) ‘빗돌세우기 추진 경과
 
송시우 (노동자역사 한내 제주위원회 부위원장)
 
지금 제주도는 한창 벌초 철이다. 음력 8월 초하룻날을 전후해서 방상(친족 親族)들 끼리 모여 웃대 산()에 가서 풀을 벤다. 강알에 달린 놈들(오해하지 말길, 그냥 제주에서 하는 말을 옮겨 쓸 뿐임을 밝힌다.)은 못해도 산담에 자란 까시낭 줄기나 억새, 고사리라도 뽑아야 한다. 명절 때 참석 못해도 벌촛날은 꼬박 참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쿠사리 먹는다. 오죽했으면 벌초방학이 있었을까. 그런데 요즘은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벌초 참석이 어렵다하여 점심값이나 하라고 돈으로 때우는 육지껏덜이 있지만, 빨간 날에 큰 행사를 치른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속냉이골 벌초를 갔다 왔다. 해마다 벌초를 해 오던 지인들이 ‘66일은 산전가는 날이고, 815일은 송냉이골 벌초하는 날이라고 못 박은 지 오래됐다. 생각있는 사람들은 위의 날짜에 일정을 맞춘다. 예전부터 참석한다고 결심한 지 오래 됐지만 올 해는 남다른 기분이 있었다. 노동자역사 한내가 올해 3월에 두 번째 제주역사기행을 하면서 결의한 사항을 의논해야하기에 말이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두 자기네 일처럼 열심히 풀을 베었다. 예초기가 있지만 낫으로 베야하기에 힘든 부분도 많았다.


 

벌초를 끝내고 준비해 간 제수들을 진설하고 예를 표했다. ‘묏밥이나 겡국은 아닐지라도 각자가 집에서 먹는 음식과 반찬 그리고 과일을 싸고 와서 음복을 한다. 사전에 지인들하고 개별적으로 의논을 드렸던 부분이 있었지만, 모두들 긍정적인 답변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제안 사항이 나왔는데,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송냉이골 묘역 정비 추진위원회를 만들어서 기회에 울타리 정비, 전신주 이설, 제단 설치할 수 있도록 한다. 묘역 부지가 공유지라 제주도와 협의해야 할 부분(가령 전신주 이설 및 공유지내 시설물 설치)이 많기 때문에 제주4?3사업소를 통해 일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한다. 울타리 정비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돌을 기증받아서 담을 쌓는 방법이나 울타리 쌓기 운동을 벌여 돌 모으는 방법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추진위원으로 추천된 사람은 본인을 비롯하여 제주작가회의 소속 강씨(제주도의회 전문위원), 김씨(4.3사건추가진상조사단), 김씨(교사), 현의합장묘 유족회장 그리고 민중가수 최씨 등이 거론되어 본인들로부터 승낙을 받았다. 첫 회의는 추석 고비에 이뤄질 것 같다.

둘째, 묘역 정비는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한다. 아마 3월 마지막 주 빨간 날에 표지석 제막식을 치러야 할 것 같아서 세 번째 역사기행단 일정을 잡아야 할 것 같다.
셋째, 노동자역사한내 두 번째 제주역사기행단이 추진하는 빗돌 건립과 관련하여, 그 뜻을 숭고하게 받아들이고 설치할 수 있도록 하며, 그 이외의 방법(백일홍을 식재하여 그 앞에 표지석 세우는 방법도 제안되었음을 밝힌다.)도 모색한다. 빗돌과 관련하여 비문은 제주작가회의 시인 김씨에게 의뢰하여 승낙을 받아 놨다. 그리고 한내제주위원회에서도 모금을 결의하고 있고, 제작 및 소요 비용이 결정되면 나무 식재 여부도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조금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뜻을 모르게 세우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있는 사람들과 소통을 하며, 잘 발양되길 바랄 뿐이다. 더구나 일각에서 유해 발굴을 해야 한다고도 하는데, 현재 유족들이 나서지 않고 있는데 발굴해서 창고에 유골을 방치하고 현장은 깨끗하게 정리해 버리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유물은 박물관으로 옮길 수 있어도 유적은 현장 보존이 사실감을 불러 오게 한다. 화해와 상생을 이야기하는 마당에 벌초를 할 수 있고 정비하는 것이 상생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되기에 벌초에 참가한다고 현의합장묘 유족회장의 말을 되새겨 볼 만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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