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석재 노조 결성 투쟁
⦁ 시기 : 1987년 8월 26일
8월 26일, 이리(현 익산) 수출자유공단 안에 위치한 동양석재에서 노동자 200여 명이 “임금을 착복하고 노동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공장장과 경리과장을 해고하라” “노동조합을 인정하라”는 요구를 내걸고 사무실을 점거해 농성을 시작했다. 28일간에 걸친 동양석재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동양석재는 부처, 묘석, 용 등의 석공예품을 만들어 일본에 전량 수출하는 일본인 기업이었다. 당시 전국적으로 수백 개의 석재업체가 있지만 대부분 50명 이하의 영세사업장이었고, 작업환경이나 노동조건이 형편없이 열악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비해 동양석재는 200여 명이 작업하는, 이 업종에서는 대기업에 속하는 사업장이었다. 동양석재는 농성 이전에도 노조 결성을 몇 차례에 걸쳐 시도했지만 번번이 고참노동자들의 반대로 실패하곤 했었다. 이들은 이러한 경험을 살려 농성에 돌입하자마자 곧바로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이어 일본인 사장과의 협상을 요구하며 농성을 계속하는 한편, 일본대사관을 방문해 압력을 가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회사측은 전혀 응답이 없었다.
이에 동양석재 노동자들은 가족들과 함께 이리시청과 경찰서를 향해 평화 가두행진을 결정하고 수출자유공단을 출발했다. 전경들이 정문에서부터 이들을 봉쇄하자 투석전에 대비해 잡석(석공예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깎여 나온 돌조각)을 지게차에 싣고 행진을 시도했지만 최루탄에 눌려 회사로 돌아오고 말았다. 이어서 이들이 석재원석을 공단 내 사거리마다 실어서 늘어놓자 다른 회사와 경찰측에서 동양석재에 압력을 가해 마침내 교섭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