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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승사자 탁성록 대위_송시우 (52호)
첨부파일 -- 작성일 2013-04-09 조회 1639
 

저승사자 탁성록 대위

  송시우 (노동자역사 한내 제주위원회 부위원장)


“9
연대 정보참모가 탁성록인데 그 사람 말 한마디에 다 죽었습니다. 그때 헌병에게 잡혀가면 살고, 탁대위에게 잡혀가면 민간인이고 군인이고 가릴 것 없이 다 죽었습니다. 또 서북청년 이놈들이 고얀 놈들입니다. 처녀를 겁탈하고 닭도 잡아먹고 빨갱이로 몰기도 하고. 놈들이 사건을 악화시켰습니다. 진압을 하라면 진압만 하지. 그래서 도망갈 길 없는 주민들이 더 산으로 오른 겁니다.”

<당시 9연대 군인 윤태준씨의 증언>

 탁성록은 마흔이 다 된 사람인데 정보참모의 자격도 없는 사람입니다. 군사영어학교 출신도 아니고 군악대에서 나팔 불던 놈인데 어떻게 특채됐는지 나보다도 먼저 대위를 달았어요. 이런 저런 구실을 달아 여자들 성폭행을 많이 했어요.”

<당시 9연대의 군수참모로서 탁성록과 함께 근무했던 김정무 대위의 증언>

탁성록은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병원으로 달려와 소위 아편주사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마약은 함부로 취급할 수 없는 것이라 약재과장을 불러와 결재를 받고 주사를 놔 주었습니다. 그는 팔에 주사 바늘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지독한 아편쟁이었어요. 안정숙 간호원이 팔뚝에 주사하려 해도 주사 바늘이 들어가지 않자 겨드랑이 밑에 꽂으라고 하더군요. 그는 재임기간 내내 주사를 맞으러 병원을 찾았습니다.

<제주도립 제주의원 경리주임 하두용의 증언>

탁성록은 인간이라 할 수 없다. 예쁜 여자들만 여러 번 바꿔가며 살았는데 나중에 제주를 떠나게 되자 동거하던 여인을 사라봉에서 죽이고 갔다. 그는 사형권을 가진 사람이었다.”

<최길두의 증언 96년채록, 채록당시 80세 제주4?3사건진상조사위원회>

 
탁성록은 워낙 악명이 높아 그에 관한 증언이 많다. 놀랍게도 그는 마약중독자로 밝혀졌다. 9연대 정보참모라면 당시 제주도 진압군의 핵심 중 핵심이었다. 그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마약 중독자이며 무소불위로 인명살상과 성폭행을 했다는 사실은 진압작전의 무모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콜럼비아레코드사 전속의 대중가요 작곡가였으며
, ‘탁성록 경음악단을 이끌고 진주 등지에서 콩쿨대회가 열릴 때마다 출연활동을 했던 예술가였는데, 해군군악대 창설에 참여하면서 국군 장교로 특채되었다. 탁성록은 제주도민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던 9연대의 핵심간부였던 정보참모(계급 대위)였던 것이다. 제주 9연대는 제주도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판도라의 뚜껑을 열었다가 이에 반발한 부하의 손에 죽임을 당한 박진경 대령이 연대장으로 있던 그 악명높았던 토벌대였다. 당시 탁성록은 송요찬(한국전쟁 당시 보도연맹원 예비검속을 지시했던 헌병사령관) 연대장의 정보참모로 있으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했다. 탁성록은 제주 9연대 정보참모로 있다가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던 해 진주로 돌아와 특무대장을 지냈다. 그는 진주에서도 제주시절 못지않은 향락적이고 퇴폐적인 생활로 일관했다. 그러다가 한국전쟁 개전 초기 진주에서 보도연맹원에 대한 인종청소작업으로 다시 한번 그 악명성을 세상에 떨쳤던 것이다.
이와 같이 예술가와 학살자라는 극단적인 양면성을 가졌던 탁성록은 그후 어떻게 되었는가. 그는 철저하게 망가질대로 망가진 끝에 다른 부정사건에 연루되어 헌병대의 조사를 받고 불명예 제대를 당한 뒤 종적을 감췄다고 한다.

 

제주비행장 미군수송기 앞에서 기념촬영한 장교들. 뒷줄 오른쪽부터 9연대 한영주 작전참모, 미 군조종사, 김정무 군수참모, 탁성록 정보참모,앞줄은 미고문관과 안광수 경비대 작전과장. 출처: 미국립문서관리청

 

참고한 인터넷 글들

진주신문 2007.07.22
프레스바이플 2013.04.03
동아닷컴 제주4?3사건 진상보고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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