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스레터
..... 씨줄날줄
..... 기억을 기록으로 : 녹취문 작성과 구술 활용 _ 정경원 (36호)
첨부파일 -- 작성일 2011-12-09 조회 898
 
기억을 기록으로
녹취문 작성과 구술 활용
정경원 (노동자역사 한내 자료실장)
 
녹취문 작성
녹취문을 만드는 것은 한 마디로 고난의 길이다. 사람의 말이란 것이 앞뒤 정돈된 것도 아니고 이 얘기하다라 저 얘기하다가 섞이기도 하고 말버릇도 다양하니 글과는 달리 맥을 이해하면서 녹취문을 만든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녹취문을 만드는 사람이 자기 방식대로 이해해서 정리해 놓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말은 술술술 나오는 것이라 직접 한 말이라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그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온전한 녹취문이 중요성하다. 구술자의 말을 왜곡하지 않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를 받아 적어놔야 한다.
면담자가 직접, 빠른 시일 내에 푸는 것이 제일 좋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면담자와 녹취자가 다른 사람일 때가 많으니 공통 기준을 만들어서 그에 따라 녹취문을 작성해야 한다. 노동자역사 한내의 녹취문 작성 기준을 보면 ;
녹음된 내용을 빠짐없이,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녹취문으로 표현한다.
목소리의 높낮이, 떨림, 무언가 설명하는 상황, 몸짓 등을 [ooo]으로 적어놓아야 이후 시간이 가도 상황 속에서 구술자의 말을 이해하게 된다. 구술자가 이야기한 사람 이름, 지명 등도 [ OOO] 로 설명을 달고 그가 강조한 것을 표기해놓는 게 좋다.
도저히 못 알아듣겠는 것은 ***으로 표기하고 음성파일 몇 분쯤인지 옆에 표기해놓아 이후 면담자가 검독을 할 때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녹취문 자체를 윤문하는 것은 금지하여야 한다. 그리고 구술자가 비공개를 요구한 것은 특별히 표기하여 이후 녹취문을 활용할 때 제외할 수 있게 한다. 그 취지는 녹취문에 대한 구술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녹취문 상단에는 구술관련 기본사항을 적는데, 구술자와 면담자 이름, 소속, 날짜, 장소, 총구술시간, 파일명을 필수로 적고, 가능하면 대략적인 구술내용 목록을 적어 활용할 때 편리하도록 하면 좋다. 면담자가 구술을 받을 때의 분위기, 느낌 등 간략한 설명을 붙이는 것도 좋다.
 
녹취문 완성 후 보관
녹취문을 다 작성한 후에는 구술자가 원할 경우 녹취문을 검토할 수 있게 하고 공개와 비공개 범위를 확정한다. 막상 녹취문을 작성해놓고 보여주면 말할 때와 달리 비공개를 원하거나 말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구술을 받은 후 그 자리에서 받은 구술자료 기증동의서, 신상명세서와 함께 녹취문을 보관한다. 녹취문뿐 아니라 음성파일도 보관하여 이후 녹취문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녹취문 활용
녹취문을 활용할 때는 말한 이의 의도를 잘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연구자의 글에 구술자의 말을 끼워넣어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구술자가 하고싶은 말을 글 속에서 살려줘야 한다.
글 중간중간에 구술을 배치할 때는 글의 흐름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며 구술자의 말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줄 필요가 있다.
글에 활용할 때는 부득이하게 윤문을 하게 된다. 쓸데없는 부사, 말의 앞뒤가 잘려서 이해가 되지 않는 말에는 [편집자 주: ]를 달아 상황을 설명해줘야 보는 이가 이해할 수 있다. 윤문을 할 때도 구술자의 말의 맥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노동자역사 한내에서 20118월에 낸 [우리가 보이나요]는 녹취문 활용의 새로운 시도를 한 예이다.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삶을 구술받은 뒤, 그들의 삶이 한국 현대사 속에서 어떤 위치였는지 당시 정치 사회적 배경 설명을 붙여 해석한 것이다. 구술채록집을 넘어 글쓴이의 해석을 덧붙인 것인데, 구술자 본인도 모르던 자신의 삶의 위치와 의미를 새롭게 잡아내고자 하는 의도로 시도한 것이다. 이처럼 구술 활용을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다
 
 
 
 
 
목록
 
이전글 이재유의 '12월', '크리스마스' _ 안태정 (36호)
다음글 금주할 것, 연애하지 말 것, 비밀을 엄수할 것 _ 송시우 (36호)
 
10254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공릉천로493번길 61 가동(설문동 327-4번지)TEL.031-976-9744 / FAX.031-976-9743 hannae2007@hanmail.net
63206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중앙로 250 견우빌딩 6층 제주위원회TEL.064-803-0071 / FAX.064-803-0073 hannaecheju@hanmail.net
(이도2동 1187-1 견우빌딩 6층)   사업자번호 107-82-13286 대표자 양규헌 COPYRIGHT © 노동자역사 한내 2019.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