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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다운 제주를 원할 뿐, 제주사상 민중사랑 양용찬 열사여!_송시우 (47호)
첨부파일 -- 작성일 2012-11-14 조회 943
 

제주다운 제주를 원할 뿐, 제주사랑 민중사랑 양용찬 열사여!

  송시우 (노동자역사 한내 제주위원회 부위원장)


나는 우리의 살과 뼈를 갉아먹으며 노리개로 만드는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 보다는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서, 생활의 보금자리로서의 제주도를 원하기에 특별법 저지, 2차종합개발계획 폐기를 외치며, 또한 이를 추진하는 민자당 타도를 외치며 이 길을 간다.
어머니 아버지 그동안 효도 한 번 못 해 드리고 걱정만 끼쳐 드리다 가장 큰 불효를 하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진정으로 사랑하고 항상 함께 있고픈 고향 친구들 자네들은 언제나 나를 이해해 주었고 따스하게 맞아 주었다. 고마웠다. 술 너무 마시지 말고 열심히 살아라.
란이 누나. 신세만 지다 이번 결혼식 때에는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떠오르는 모든 이들에게 인사하고 싶지만 끝이 없을 것 같아 이만 줄입니다.’


1991
117일 저녁 어스름에(오후 740분 경) 최남단 도시 서귀포시, 지금의 올레시장 근처 어린이 놀이터 앞 건물(그가 활동하던 서귀포나라사랑청년회 사무실이 있는) 옥상에서 스물다섯 청춘을 불살라 제주지역 운동사에 한 획을 그은 제주사랑 민중사랑 양용찬 열사의 유서 전문이다.

1980년대의 개발 광풍으로 보금자리를 개발이란 미명아래 등지게 만들고, 이른바 제주도개발특별법을 만들어 자본의 이익에 눈이 어두운 정권을 향한 제주도민의 항거였다. 1987년 이후의 힘을 모아 1990년부터 제주개발특별법제정반대범도민회를 만들어 민중들이 광범위한 운동을 하였건만 끝끝내 한 달 후에 토지 강제 수용을 포함한 개발 악법은 국회에서 통과되고 포크레인에게 노태우 정권 말기에 면죄부를 줘버렸다. 이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국제자유도시라는 유령들이 민중들과는 유리된 채 지금도 곁을 맴돌고 있다. 더구나 민군복합관광미항이란 사탕발림으로 미군기지를 만들고자 5년 넘게 발버둥치고 있다. 변방이라서, 1%라서 그런가 항상 권력을 허리춤에 두른자들은 개발의 논리, 자본의 논리로 현혹시킨다. 독재자의 딸도 하와이발언을 한다. 우릴 보고 훌라 춤을 추라 한다.

양용찬 열사의 고향은 남원읍 신례1리다. 옛부터 예촌(禮村)이라 했다. 그만큼 에를 알고 온화했다는 이야기다. 거기서 자란 열사가 군 복무 후 대학에 복학하지 않고 매형과 타일 붙이는 일을 하면서 청년회 활동을 했다. 당시 여타 조직운동보다 청년운동이 활발하여 제주민주청년회, 서귀포나라사랑청년회, 대정나라사랑청년회 조직이 제주지역청년단체협의회를 구성하여 지역운동을 선도해 나가던 즈음이었다. 청년회 조직 내에 지역사랑 모임이 꾸려져 지역개발 문제를 심각하게 토론하거나 골프공화국이 되어가는 현실에 대해 실천 활동을 했었다. 개발 광풍의 시대에 온 몸을 불사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 한낱 공청회에 먼저 동원되는 공무원이나 국회의원들이 들러리 노릇하는 현실이, ‘성천포 베릿내에서 살던 이웃이 중문관광단지로 타지로 내몰리는 현실이, 민중을 배반하는 현실이 스물다섯 청춘은 온 몸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겨레신문 1991.9.11. 만평은 오마이뉴스 2007.11.6. 장태욱 기사 중에서 
제주에 걸린 플래카드 사진은 다음카페 <제주토배기>에서 인용 


왜 농축산물 수입 개방되고 / 왜 조합장 선거에 몇 억의 돈이 필요하고 / 왜 부지런하다는 말을 들으며 / 평생을 살아 온 당신에게 지금은 / 빚더미와 빼앗기다 남은 조그마한 / 밭뙤기 뿐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 개구리마냔 불룩 튀어나온 배를 채우기 위해 / 당신의 굽은 허리를 일구어낸 / 자갈밭을 빼앗아가는 저들 / 당신의 호미로 /아들의 괭이로 쫓아내야만 합니다.’ <유작시 일부>

열사는 농촌의 현실과 더불어 개발광풍이 몰아치는 미래에 대해서 매우 가슴 아파하고 있었다.

우리는 결코 세계적인 제주를 원하지 않습니다. / 제주인에 의한, 제주인을 위한 / 제주다운 제주를 원할 뿐’ <유작시 일부>

개발주체 결정권 쟁취를 위해, ‘민중 생존권 쟁취를 위해 아아 열사여, 불화살이여! 제주도 개발 특별법을 향해 영원히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민자당 정권의 심장을 향해 비수처럼 날카롭게 틀어박힌 불화살이여!<김수열 시인의 추모시 일부> 모두의 생명을 위해 한 몸 불사른 시대의 죽음이 아직도 투쟁을 부르고 있음이 사람 사는 세상은 언제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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