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수도권 지역 노동교육 현황 조사(우리노동문제연구원) 이영기(노동자역사 한내 자료국장) 우리노동문제연구원(우리노연, 1988년 4월 창립)에서는 1988년 5월말~6월말, 수도권 지역의 노동교육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목적은 “노동자 대중교육이 그 동안 많은 질적, 양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미흡한 점이 드러나고 있으며 교육 방향과 방법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먼저 교육 실태를 올바로 파악하고 바람직한 교육방향을 정립하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함”이었다. 조사에는 서울 15곳, 인천 11곳, 부천 5곳, 수원과 안양 3곳 등 총 39개 노동단체(교회 포함)가 응했다. 현재 남아 있는 기록으로는 조사목적과 개요, 조사결과 등이 포함된 조사보고서 성격의 문서 일부와 27개 기관, 단체의 조사지(중복제외)를 확인할 수 있다. 조사 항목은 단체 설립 취지, 성격과 특성, 교육대상과 모집방법, 교육목표와 내용, 교육단체의 자체 평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사가 수도권지역에 한정되었고 남아 있는 기록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부분적이나마 1987년 노동자대투쟁 직후부터 1988년 6월 당시의 노동교육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우리노연의 분석에 따르면 당시 노조결성 준비과정 등에 대한 교육은 비중이 많이 줄었고 노조실무에 대한 교육이 많아졌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전과 비교하면 노조결성이 절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은 벗어났고 대투쟁 이후 급속히 늘어난 신규노조에서 노조를 올바로 운영해야 한다는 안팎의 인식과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조사지(27곳. 중복제외)로 보면 교회가 12곳, 노동단체(상담소 등)가 11곳으로 가장 많다. 미조직 노동자와 일반조합원의 경우는 노동자란 무엇인가. 인간다운 삶, 노조란 무엇인가, 노조실무, 임금과 임투, 단체교섭 등 노동자로서의 자각과 노조일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교육이 주를 이뤘다. 노조간부 및 핵심(열성)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노동조합운동의 방향성, 정세분석, 노동운동가의 자세, 조직강화와 지역연대운동, 정치경제, 노동운동사, 사례연구, 임투, 단체교섭, 파업, 선동훈련 등이 중심내용이었다. 임투나 단협, 파업현장 등 노조의 요청에 의해 현장상황에 대응하는 교육에서는 임금과 임투, , 단체교섭, 지역연대운동, 사례연구 등이 선별 진행되었고 나머지 주제들은 일상활동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성교육’이 눈에 띄었는데 여성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여성운동의 초보의식 형성을 목적으로 진행했으며 노조 여성부 활동과도 관계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교육들은 주로 잔업이 없는 날을 택해(주로 수요일, 토요일) 2~3주 동안 3회~6회 정도 진행되었다. 상세하고 높은 수준의 교육이나 실제 훈련이 동반되는 교육은 1박2일의 숙박교육이 많이 활용되었다. 교육대상 모집은 노조나 활동가, 상담 받은 노동자들의 소개나 추천이 대부분이었고 공개모집은 비중이 낮았다. 교육방식은 강의와 질의응답, 토론이 주였고 노래와 율동배우기가 가미되었다. 비디오나 슬라이드 상영이 활용되기도 했다. 조사대상 단체들의 자체평가에서는 교육의 성과와 과제를 확인할 수 있다. 역시 사전에 준비가 많이 된 교육, 일방적인 교육보다는 다양한 프로그램, 풍부한 사례가 활용된 교육이 높은 호응과 성과를 가져왔음을 지적하고 있다. 같은 사업장, 타 사업장과의 공동교육 속에서 집단체험, 사례공유는 교육에 대한 이해와 연대의식을 높이는 성과를 가져왔다. 역량이 비슷한 노조, 동일업종 또는 동일 활동부서와 함께 하는 교육이 성과가 더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문화프로그램은 높은 호응과 함께 기능의 측면에서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한계, 노동자 자신의 문화에 대한 높은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과제가 함께 평가되고 있다. 또 중요한 평가지점은 교육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그 성과가 현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를 위해 교육 이후 후속프로그램과 노조의 일상 활동에서 안정적, 지속적인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더불어 노동교육단체의 교육역량 강화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노조자체의 교육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노동조합, 노동운동 역량강화를 위해 중요한 교육방향, 과제로 보고 있었다. 또한 노동교육 단체 간의 협력체계 구축을 말한 평가도 있었다. 주관식 설문조사 같아 보이는 당시 조사의 특성 상 교안, 교육자료와 같이 구체적인 교육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다. 극히 일부 ‘참고자료 참조’, ‘교안 참고’와 같은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적은 숫자라도 교육관련 자료가 조사자에게 건네지기도 했던 것으로 보이나 남아 있는 기록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80년대 후반 노동교육, 조합원 교육의 구체적인 내용은 어떠했을까? 당시의 ‘교안 찾기’를 다음의 기록 찾기 과제로 남겨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