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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송년산행, 비경 속 외로움이 마음을 살찌우는 유명산
첨부파일 -- 작성일 2008-11-28 조회 818
 

<역사와 산> 2008년 송년산행 안내

일시 : 2008년 12월 13일 - 14일 (1박2일)
산행 : 유명산

모이는시간 : 2008년 12월 13일 15:00
모이는장소 : 청량리역

산행 일정 : 유명산 자연휴양림 1박(13일), 유명산 산행(14일)
산행 시간 : 3시간 30분(도상)

준비물 : 방풍/방한복,등산복,등산화,랜턴,물,행동식
회 비 : 어른 40,000원, 청소년 15,000원, 초등학생 10,000원

※ 유명산 자연휴양림 연수원 남 30인실과 여 30인실 숙소 예약 완료.

비경 속 외로움이 마음을 살찌우는 유명산
(864m, 경기도 가평과 양평)



인간은 본디 외로운 존재입니다. 혼자 태어나 홀로 죽어 가는 인간이기에 가슴 깊이 외로움을 갖고 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외로움이야말로 자기성찰의 장이고, 자기존재를 확인하는 장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외로움 속에서 자신을 발견합니다. 외로움이 없는 사람에게서 참다운 자아를 찾아보기란 어렵습니다. 외로움과 함께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바람직하게 유지합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외로움을 갖고 살아갈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외로움을 멀리하려는 경향마저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집단은 있되 개인은 없습니다. 국화빵처럼 일정한 틀에 맞추어서 살아가는 천편일률적인 삶이 있을 뿐 자신만의 개성과 멋을 가지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삶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와 졌지만 마음은 가난하기 그지없는 삶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외로움을 찾도록 해주는 일은 소중합니다. 이는 외로움을 통하여 마음이 부자 되는 길을 찾는 것입니다. 물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스승은 자기자신입니다.

산이 인간에게 주는 가장 큰 힘은 외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 산은 외로움을 통하여 자기 자신을 만나게 해줍니다. 그렇다고 받아들일 자세를 갖고있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외로움을 가져다주지는 않습니다. 지지리도 비가 많았고, 피해도 컸던 올 여름을 보내면서 외로움을 찾으러 또 산을 찾습니다.

수난 받는 산, 절실한 숲

경기도에서는 유난히 산 많고 골 깊은 곳이 가평입니다. 북쪽으로는 한북정맥을 이루고 있는 백운산·국망봉·운악산을 비롯하여 명지산·화악산 같은 산들이 경기도의 지붕을 이루고 있고, 가평천과 조종천의 맑은 물이 이 골짝 저 골짜기를 적신 후 북한강에 합류합니다. 북한강 남쪽으로는 양평군과 경계를 이루면서 중미산·유명산·용문산 같은 산들이 우뚝우뚝 솟아 있습니다.

중미산과 소구니산을 이어주는 고개인 선어치에 오르는 길이 산비탈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집니다. 이러다 보니 해발 500m까지 차로 올라와 버린 셈입니다. 선어치에서 남쪽 소구니산으로 향합니다. 산 속으로 들어서자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애절합니다. 낙엽지기 전의 나뭇잎이 단풍들어 아름답듯이 수명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매미들의 목소리는 처연하면서도 해탈한 듯한 깊이가 담겨 있습니다.

계속된 비 때문인지 가을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늘을 덮은 숲을 바라보며 해마다 여름이면 일어나는 수해를 생각합니다. 수해를 겪고 나면 댐을 만든다, 제방을 쌓는다는 등 수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한다고 떠들썩하지만 이는 대증요법에 불과합니다.

자연 친화적인 댐을 만들고 제방을 쌓는 작업도 필요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비가 내리면 물을 땅속에 가두어 둘 수 있는 자연적인 조절기능을 되살린다는 철학을 가져야 합니다. 바로 그것은 갈수록 줄어드는 숲을 살리는 일입니다. 여기저기에 산을 허물어서 무분별하게 건물을 짓거나 도로를 내는 등의 난개발이 사라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숲을 살리는 일은 수해를 줄이는 효과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인간의 마음까지도 정화시켜 인간의 행복지수를 높여줍니다.

어느새 소구니산(800m)에 도착했습니다. 동쪽으로 유명산과 나무 없는 대부산 농장이 바라보입니다. 푸른 초원을 이루고 있는 대부산 농장에는 임도까지 나 있습니다. 푸른 초원 위에 서 있는 몇 그루의 소나무가 군계일학 같습니다.

"이건 무슨 꽃이죠?"
"물봉선이요."

소구니산에서 유명산으로 가는 능선에는 물봉선꽃이 많습니다. 바위라고는 거의 없는 육산에서 모처럼 작은 암봉을 만납니다. 삼형제바위입니다. 이름을 삼형제바위라 붙여놓아서 그렇지 별다른 특징이 있는 바위는 아닙니다. 삼형제바위에 올라서니 전망이 좋습니다. 바로 앞의 유명산(864m)과 대부산(742m), 북쪽의 중미산 그리고 깊은 산골마을을 이루고 있는 산아래 마을들이 나를 외롭게 합니다.

막 피기 시작한 억새 밭에서는 나비가 길 안내를 하고 꿩이 종종 걸음을 하면서 재롱을 피웁니다. 대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도로가 나 있습니다. 농장을 조성하느라 나무를 베어버린 능선 주변에서는 억새만이 하늘거리고 있습니다. 도로는 지척인 유명산 정상까지 이어집니다.

"아, 새처럼 날고 싶다."

패어글라이딩이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을 보며 외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유명산을 알리는 표지석이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표지석 한쪽에는 누군가 '유명산이 아니라 마유산(馬遊山)으로 불러야 한다'고 써 놓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의 유명산은 대동여지도나 산경표에 마유산이라고 명기되어 있습니다. 마유산이 유명산으로 알려지게 된 사연은 이렇습니다. 1973년 엠포르산악회의 국토자오선(127°30´) 종주대가 여수에서 일직선으로 자오선을 따라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북상하던 중이었습니다. 달포만에 지금의 유명산에 도착하였으나 지형도에 산 높이만 표기되어 있을 뿐 산 이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대원 중 홍일점인 진유명이라는 여자의 이름을 따서 유명산으로 불렀습니다. 넓고 완만한 초지로 이루어진 정상 일대는 말이 뛰어 놀 수 있는 모습을 상상케 합니다.

흰 구슬 꿰어놓은 듯 옥색치마 휘날리듯

사방으로 확 트여 양평과 가평 일대의 산들이 두루 조망될 것 같은데, 오늘은 가시거리가 그렇게 길지를 못해 안타깝습니다. 동쪽에 우뚝 솟은 용문산(1157m)과 백운봉이 어렴풋하고 주변의 대부산, 소구니산, 중미산이 올망졸망합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대부산 일대의 거대한 농장에서는 고랭지 채소를 재배한다고 합니다.

"산이 별 것 없네요."
"그렇지 않아요.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이 산의 묘미는 계곡에 있거든요."

다소 실망스러운 일행들에게 잠시 후에 만날 입구지계곡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울창한 참나무 숲과 급경사 길을 지나니 물소리가 들려옵니다. 발걸음이 바빠집니다. 아닌게 아니라 입구지계곡은 유명산을 유명한 산으로 만들 충분한 요소가 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상류에서 깔끔하고 소박한 모습을 띠었던 계곡은 내려갈수록 점점 빼어남까지 갖추어갑니다. 울창한 활엽수가 계곡 주변을 덮어 시원함을 과시합니다. 길은 계곡 바로 옆으로 나 있어 계곡 전체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행운까지 부여받습니다. 물위로 단풍나무들이 가지를 뻗어 예쁜 단풍이 계곡과 함께 만들 환상적인 가을 풍경을 예고해 줍니다.

우렁차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편안하게 모아 소(沼) 하나를 만들었으니 마당소입니다. 이러한 소는 맑다 못해 옥색치마를 걸친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마당소니 용소니 하는 이름이 있을 뿐이지 수많은 작은 폭포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소들이 구슬을 꿰어놓은 듯이 이어집니다.

설악산의 어느 계곡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일어납니다. 경쾌한 음악을 연주하며 흘러가는 계류는 깔끔한 암반을 넘나들면서 명경지수를 이룹니다. 한시도 멈추지 않은 수많은 세월이 만들어 낸 보물입니다. 계곡의 경사는 완만하나 너덜이 많아 걷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아름다운 계곡을 감상하기 위해 지불하는 대가라고 생각합니다.

계곡 근처에서는 가끔 기암괴석을 이룬 작은 봉우리들이 멋진 자태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이런 바위 봉우리에는 인고의 세월을 거치면서 스스로 아름다워진 소나무가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습니다.

붉은 반석 위로 흐르는 물줄기가 부서지면서 섬섬옥수 같은 하얀 구슬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바라보며 넋을 잃습니다. 나는 여기에서 외로움을 느낍니다. 자연 속에서 맛보는 외로움을 통하여 나를 낮춥니다. 외로움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허황한 포장을 벗어버리게 합니다.

두 갈래의 와폭이 굽이치며 물보라를 만든 후 깊은 소 하나를 만듭니다. 소 가운데에는 박쥐 모양의 바위가 앉아 있습니다. 박쥐소입니다. 모두가 신비한 우주의 질서입니다. 입구지계곡은 빼어난 계곡미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사람을 흥분시키지 않고 소박한 마음을 갖도록 합니다.

산행은 유명산자연휴양림에 도착하면서 끝이 납니다. 유명산자연휴양림은 울창한 숲과 맑은 물, 빼어난 계곡이 어울린 휴양림입니다. 입구지계곡과 유명산을 빠져 나오는데 마음이 부자가 된 것 같습니다. 외로움 속에서 나 자신을 만났던 모양입니다. (2002. 8.25)

▶ 산행코스



제1코스 : 선어치(50분) → 소구니산(40분) → 유명산(40분) → 입구지계곡(1시간 30분) → 유명산 자연휴양림 주차장 (총 소요시간 : 3시간 40분)
제2코스 : 유명산자연휴양림(1시간 20분) → (능선경유) 유명산(40분) → 입구지계곡(1시간 30분) → 유명산 자연휴양림 주차장 (총 소요시간 : 3시간 30분)

▶ 교통

- 서울에서는 구리, 남양주를 거쳐 청평에서 3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달리거나, 구리에서 6번 국도를 따라 양수리를 거쳐 양평에 도착한 후 37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달리면 유명산에 닿는다.
-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나들목을 빠져나와 326번 지방도로를 따라 양평까지 간 후 37번 국도를 이용하면 선어치나 유명산휴양림에 닿는다.
- 서울 상봉터미널에서 1일 8회(06:45∼19:25) 운행하는 유명산행 버스를 이용한다. 2시간 소요. 청평버스터미널에서 1일 10회(07:30∼20:20) 운행하는 유명산행 버스를 이용하면 40분이 걸린다.

자료출처:http://www.chosun.ac.kr/~gsjang/summer/mounsu37.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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