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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영동청년회와 청년회관_김미화
첨부파일 -- 작성일 2020-10-13 조회 463
 

충북 영동청년회와 청년회관

 

김미화(노동자역사 한내)

 

19193.1운동 이후 전국에서 청년단체들이 우후죽순 설립된다. 192012월 서울에서 결성한 조선청년연합회 가입단체가 121개였다.

충북 영동청년회도 그해 8월 조직됐다. 청년회는 의식 있는 청년들과 청년회를 통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지주 출신 인사들이 결합해 만든 단체였다. 창립 후 활발한 활동을 펴던 영동청년회는 1922년 영동지역 유지들과 청년회 간부들 노력으로 청년회관을 건립했다. 회관 건립기념 강연회도 했는데 김철수(사회진화와 협동운동), 최린(반성), 안신행(여자도 사람임을 자각하라)이 연설했고, 청중이 6백여 명이나 모여 성황리에 진행됐다.

청년회 간부였던 장준(1895~?)은 영동청년회관에 계산학원을 개설하여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 농민과 아동들이 학습할 수 있게 했다. 영동 출신 사회주의자 이종(1911~2011)은 계산학원을 통해 배움을 시작, 경성고학당에서 학업과 활동을 계속하다 고향으로 내려와 야학을 개설하고 청년회와 농민조직 사업에 매진했다. 이종은 당시 야학 교재 중 하나인 <사회주의 대의>를 소지했다가 일본 경찰에 적발돼 구속되기도 했다.

영동청년회는 192312백여 명의 소작인이 영동청년회관에 모여 영동소작인상조회를 창립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영동소작인상조회는 그해 4월 장날에 지주들을 비판하고 공존공영! 분배공평! 일치단결! 생산은 소작인의 피땀!” 등이 적힌 깃발을 들고 가두시위를 벌였다.

영동소작인상조회 창립 과정에서 지주계급회원들과 갈등이 확대되자 그해 7월 장준, 김극수, 김두수, 김태수, 최판흥 등은 영동청년회를 탈퇴하고 칠월회라는 사상단체를 조직, 사회주의 사상을 적극 수용하는 한편 지역운동의 주도권을 획득해 나갔다. 이들은 1926년 영동청년회관에서 황간청년회, 용화청년회, 양강청년회 등과 연합하여 영동청년연맹 창립대회를 개최하고 강령과 규약을 의결했다. 그해 11월 러시아혁명 기념일에 시위를 벌이며 선전문을 배포키로 기획했으나 일본 경찰의 탄압으로 실행하지 못했다. 영동청년연맹 간부들 다수가 19273차 조선공산당 사건으로 구속됐다.

영동청년연맹 간부들은 1929년 석방되자마자 다시 영동청년동맹과 영동농민조합을 조직했다. 김태수를 비롯한 영동농민조합 집행위원들은 영동농민조합을 혁명적 농민조합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적우동맹을 조직했다. 적우동맹은 조선공산당 재건조직으로 볼 수는 없지만 지역 전위조직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32년 영동군 심천면 금호농민야학 학예회에서 공산주의를 선전했다는 이유로 일본 경찰의 탄압이 시작됐다. 영동지역 사회단체 사무실, 신문사 지국 등이 수색당해 30여 명이 검거되고, 이 가운데 11명이 적우동맹 결성사건으로 구속됨에 따라 영동농민조합은 궤멸되었다.

 

 

▲ 영동청년회관 낙성식 보도(<동아일보> 1923년 4월 27일 자) 

 

청년운동과 농민운동에 앞장섰던 이종은 해방이 되자 동지들과 함께 옛 영동청년회관을 되찾아 영동군 인민위원회 간판을 걸고 공백상태인 치안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김태수가 영동군 인민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함으로써 일제하에서 농민운동을 지도했던 사람들이 해방 이후 다시 운동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영동청년회관은 조선공산당 지부로도 사용됐으나 미군정과 경찰의 보호 아래 대동청년단, 서북청년회 등 우익세력이 장악해 그들이 사무실로 썼다. 이후 잠시 학교 교사로 사용되다가 한국전쟁 때 불타버렸다고 한다. 영동청년회관이 있던 자리는 영동군 영동읍 계산리 694-16번지로 추정되는데, 현재 영동재래시장 1공영주차장이 바로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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