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 선생님의 축시와 전노협창립대회 자료집 1990년 1월 22일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창립대회 자료집은 41쪽 분량으로 제작되었다. 
자료집은 축시, 창립선언문, 전노협창립준비위 활동 경과보고, 강령과 규약 안, 1990년 사업계획안, 1990 회계연도 예산안, 투쟁결의문, 국민에게 드리는 글, 세계 노동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구성되었다. 막상 창립대회에 참석한 대의원, 관계자들은 이 자료집을 꼼꼼히 보지 못했을 것이다. 자료집을 기억조차 못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창립대회 장소는 경희대, 서울대, 제3의 장소 등 어려 곳으로 알려지다가 비밀리에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캠퍼스(수원)로 정해졌다. 대의원들은 비밀리에 이동해 창립대회를 치렀다. 노동자와 학생 사수대가 뒤늦게 알고 출동한 경찰병력에 맞서 싸우며 대회를 사수했다. 대회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폐회도 하기 전에 백골단이 대회장에 곤봉을 휘두르며 몰려들었다. 그 와중에 대의원들은 수배중인 지도부가 대회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몸으로 막았다. 깔끔하게 보관된 자료집만으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당시 증언과 함께 자료집을 들여다본다면 긴박한 상황이 느껴질 것이다. 전노협은 창립에 즈음하여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사회구조의 개혁과 나라의 민주화, 자주화,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투쟁해 갈 것입니다. ... 우리는 공공임대주택제도의 확립, 무상 의무교육 및 의료보장제도의 확대 실시, 조세 불평등의 제거와 국가 복지재정 지출의 확대 등을 통해 전 국민의 생활조건을 향상시키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며, 온갖 반민주악법과 제도의 철폐로 국민의 민주적 기본권을 확보하고 정치사회의 민주화를 쟁취해 나가고자”했다. 이런 요구를 걸고 투쟁하는 노동자의 전국조직이 발족을 하니 노태우정권이 갑호 비상령을 내려 대응했던 것이다. 이 자료집은 백기완 선생님의 축시 ‘북을 때려라’로 시작한다. 백기완 선생님은 “노동자가 밀리면 사람이 밀리고, 노동자가 패하면 역사가 패”한다는 구절로 노동자가 나갈 길을 일러주셨다. - 전노협 창립 축시 - 북을 때려라 백기완 우리는 모였다 날마다 찢어지던 땀방울 그 속에 어리는 쪼매난 승리 노동해방의 깃발을 들고 우리는 이렇게 모였구나 북을 때려라 가슴을 펴라 우리는 이겼다 또랑물이 샛강이 되고 샛강이 장강이 되듯 몰아치는 저 노동해방의 함성 우리는 이겨야 한다 북을 때려라 보라! 착취의 날인이는 높이 떴지만 하늘을 여는 건 그들이 아니다 북을 때려라 보라! 독재의 칼날은 번득이지만 세상을 여는 건 그들이 아니다 북을 때려라 한손의 망치론 노동을 해방하고 또 한손의 망치론 새날을 비어내는 오, 창조의 전사들이여 손에 손을 잡고 일어나라 노동자가 밀리면 사람이 밀리고 노동자가 패하면 역사가 패하나니 일어서라 천만 노동자여 이제는 변혁의 주인공으로 저 간악한 사기꾼, 독재자, 악덕재벌 그 낙지발 끝장낼 때까지 북을 때려라 북이 없으면 가슴을 때리고 그것마저 다하면 이 캄캄한 한낮을 때려라 노동자의 피눈물이 통하는 세상 일하는 이가 주인되는 세상 그런 세상이 열릴 때까지 북을 때려라 |